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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네타  

아래글인 "등푸른생선" 님 의 <미래를 말한다, 디스토피아> http://www.haganai.me/talk/1766670 를 보고 글을 올림.


이 이야기를 종교적인 관점이 아니라 "상징"이란 측면에서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특정 종교의 선전이 아니므로 맘편히 읽으시길.






성경 창세기에 보면 인류가 생겨나고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이 됬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에덴동산이라는 낙원과 거기서 신과 함께 동거하던 만물의 영장 인간.

근데 어느날 인간은 "선악과"라는 금단의 과실을 먹게됩니다.


선악과란 신과 인간의 구분점, 관계의 성립을 위한 최소한의 룰이라고 보면 됩니다..


친구간에도, 부모자식 간에도 최소한의 룰은 있습니다.

아들이 모친과 아무리 친하다 한들 성적인 관계를 맺으면 

그 관계는 더이상 모자관계로는 있을 수 없습니다.

남녀관계로 변질되지요.


이렇듯 그 몸에서 태어난 아들과 낳은 어머니조차 서로 다른 존재이고 

그 다른 존재끼리의 연결관계를 위해선 최소한의 룰이 필요하며 

이건 제한사항이라기 보단 "연결방식"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신에 의해 창조된 인간이지만 서로 다른 존재이고 

서로 동거하며 사랑하는 사이지만 최소한의 룰과 그 연결방식을 유지할 이유가 있었지요.


그리고 그 룰이 형태로서 존재하는것이 바로 선악과입니다.







흔히 알려지지 않은 내용일지는 모르겠는데 창세기엔 분명히 서술된 부분으로,

에덴 동산에는 선악과 말고도 "생명나무"라고 하는 별도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생명나무가 뭔 나무냐면 이름 그대로 그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생명이 계속 유지되는,

영원히 살 수 있는 나무였습니다.


이 나무에 대해서는 신이 인간에게 제한을 하지 않았습니다. 맘대로 먹으라고 했죠.

근데 왜인지 이 나무열매를 인간이 먹었단 언급도, 먹고 싶어했단 언급도 없습니다.


오히려 먹지 말라고 분명히 못박은 선악과 나무에 대해선 뱀의 유혹 이후

"너무나 먹고 싶어했다"란 언급과 함께 선악과를 먹게 되지요.


선악과가 의미하는 바는 선과 악을 구별하는 책임을 말합니다. 

즉 죄의식과 그 처벌을 짊어짐을 말하지요.


선악과를 먹기전에는 선과 악을 구별 못함으로

죄에대한 처벌을 받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죠.


이 상태의 인간이 무능했는가 하면 오히려 절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만물의 이름을 짓는 권능과 지혜를 가지고 만물의 영장으로서 신과 함께 군림하고 있었죠.


어쨌든 관계는 부서져 버렸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선과 악을 구분하는 지혜를 얻음과 동시에 신과의 관계를 잃어버렸습니다.

동시에 죄에 대한 처벌의무가 생겨버렸죠.


신은 죄와 같이 있을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죄를 짓기를 반복할 인간과 같이 있을수 없죠.

인간이 스스로 죄에 대한 처벌의무를 짊어 졌스니까요.


왜냐하면 죄는 죽는것으로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신과 인간이 가까이 있게 되면 인간은 죽을수 밖에 없습니다.

죄의 처벌이 이루어 지니까요.


근데 신에게 있어 인간은 자신의 최고 걸작품이자 사랑하는 연인이나 마찮가지의 존재입니다.

자기 자신과 같이 있음으로 인간을 죽게 할수가 없었죠.


그래서 에덴동산에서 추방합니다.

이것이 "실낙원"이죠. 


여기에 신은 하나의 구원의 실마리를 마련합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직후 인간은 자신들의 수치를 갑자기 깨닫게 됩니다.

선악을 구별하는 힘으로 최초에 판단하게 된 대상은 그 자기자신입니다.

자신을 바라보니 너무나 수치스러웠습니다.


자신들이 늘 가까이서 바라보던 신의 거룩함은 자신들에겐 없었습니다.

신과 같이 지혜로워 질것이다란 뱀의 유혹은

절반의 진실이었습니다.


신처럼 선악의 판단능력을 가지게 됬지만 신, 그 자체는 되지 못했습니다.

"선악과를 먹으면 정녕코 죽으리라"고 한 신의 말 그대로

자신은 죽어야만 되는 죄를 짓는 존재에 불과함을 보게된 겁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감추려고 하게 되죠.

무화과나무 잎사귀를 엮어서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 

신에게서 몸을 숨기고 피하게 됩니다.


그러나... 잎사귀는 금방 말라버려 못써먹게 되죠.

신은 그걸 딱하게 여겨

양을 한마리 죽여서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인간들에게 입힙니다.


바로 이부분입니다.


원래 죽어야 할 대상은 인간입니다.

그런데 죽기는 양이  대신 죽었지요?

그 죽은 양으로 인해  만드어진 가죽옷으로 인간들은 

그 몸을, 그 수치를, 그 죄를 가리우게 된것입니다.


이걸 기독교에선 "원시복음"이라 부릅니다.

이다음에 양이 상징하는 그리스도가 와서 

인간들의 죄에 대한 의무를 대신 짊어지고 인류를 대신하여 죽음으로서

죄로 인해 신과 인간 사이에 있던 분리를 부수고 

다시 에덴동산에서의 동거상태로 회귀하게 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죠.


대중이 자신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독제자, 혹은 희생양을 요구하는 관례는 이렇게 역사가 깊습니다.









다시 실낙원 시점으로 돌아가서....


신은 인간이 죄를 알게된 상태로 아까 말한 "생명나무"를 먹는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살면서, 영원히 죄를 짓게 되면, 영원히 해결방법이 사라지죠.


그래서 인간을 추방하기로 결정합니다.

에덴동산의 입구를 막고 천사와 두루도는 불칼을 두어 지키게 하죠.


추방된 인간은 이제 부터 모든걸 자신들이 판단하여 해결하고 생존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와 법률, 윤리, 도덕, 국가, 기술, 예술, 문화, 종교 등을 만들게 됩니다.

죄를 짓고서 본능적으로 한 첫 행위, "무화과 나뭇잎을 엮어 몸을 가리우는 행위"의 연장이죠.


실낙원 후 인간은 에덴동산을 그리워 하게 됩니다.

자신들이 모든걸 판단하고 그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지 않아도 되는 세계. 낙원.


인간들은 끊임없이 이 낙원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길 노력하게 됩니다.

이것이 인류문명의 발달 방향이죠.










본작 사이코패스의 시빌라 사회는 이러한 인위적 낙원 모델의 하나입니다.


인간이 죄를 스스로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 자신의 수치를 들춰내지 않아도 됨.

인간이 죄를 모르는 사회. → 행복.

그러나 인간이 죄에 대한 책임은 면할 수 없는 사회. → 무화과 나뭇잎의 한계.


이제까지의 인류문명이 성망성쇠의 사이클을 반복했던 것처럼...

시빌라 사회도 그리될 겁니다.

고대의 바벨탑처럼, 수많은 제국 처럼.

나뭇잎이 마르면 다시 다른 나뭇잎을 딸 수 밖에 없죠.


민주주의 던, 공산주의 던, 혹은 나치즘이던 간에

인간에게 부과된 죄에 대한 판단과 그 책임의무를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본작 안에서 다루어지는 인위적 낙원과 그 한계의 경계에서

주인공들이 어떠한 판단을 하고 그 결과를 짊어지게 될것인지 기대됩니다.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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