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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밀린애니#3 - 에바Q

2013.05.10 03:05

사람사는곳 조회 수:1079 추천:1

네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몰입력은 대단하다.

이미 몇번째 본거라 글쓰기 전에  내용확인만 한번 할 생각이었는데 또 끝까지 다 보게 되네...

암튼 파를 극장서 못본 이후의 한을 풀게된 Q에 대한, 정확히는 그 립버전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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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애니메이션 우주전함 분더


전반부의 전개는 뭐 상기 짤과 같았다.

나디아의 노틸러스를 노리고 만든거긴 한데 난 좀 딴생각이 든 것이...

빙하가 떠 있는 극지의 바다에서 날아오르는 새...

PENPEN이 생각났다. 아 우리 귀요미 온천팽귄은 어디 갔나여...


최종부에서 아담의 그릇이 분더를 침식할 때 리츠코가 분더의 원 주인이라고 하면서

재생한 머리가 분더의 함교부와 비슷한 형상인 장면이 연이어 나오는 걸 보고 그러가보다 했음.

그럼 원래 분더는 아담의 그릇을 동력원으로 네르프의 것으로 건조되었던걸 

뷔레가 다른 동력원인 초호기를 탈취한뒤 분더를 재조립하고 완성한게 지금의 분더란 말인가?

암튼 마지막에 겐도우도 카미고로시를 언급 한걸로 보아 원래 분더는 네르프가 만들려던게 맞는 모양이다.


가프의 문 너머에는 신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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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존재가 바다에서 부터 칩입하는건 일본역사문화의 아이콘인듯 하다. 




캐릭터에 관하여


신극장판에 오면서 다들 언급하던게 신지가 찌질하지 않다란 점이다.

특히 지난 파에 이르러선 열혈물의 주인공이나 된듯한 행동력을 보여주면서 

캐릭터를 일신한 듯이 보였다....만.


Q에 이르러 바닥이 드러나게 되었다.

사실 이 과정은 필연적인것이 구시리즈를 포함하여 에바의 주제라고도 말해지는 소년의 성장은

자기긍정으로 완성된다고 할 때, 파에서의 그것이 그 완성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번 Q에서 곱씹게 한다.


물론 레이라던가 미사토 같은 주변인의 기대와 보답을 위해 움직인다는 것이 숭고하기도 하고 강한 의지가 되기도 하지만

모든 물음의 답은 결국 자기자신이다.

답이 자신이 되지 않은 행동은 말하자면 환경이라는 변수에 휘둘리게 된다.

주변의 관계, 처지 등등.

그 와중에서 자기자신을 찾을려면 결국 한번은 그 주변환경들이 무너지고 새로 구성하는 관계가 필요해진다.

이것이 신극장판의 부제 격인 Rebuild of Evangelion 에 부과된 명제가 아닐까 한다.

에바는 다시 씌워질 필요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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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다른 애니 얘기를 해보자. 천원돌파 그렌라간.

지금은 딴 살림을 차렸긴하지만 그래도 같은 가이낙스 표 애니메이션이다.


그렌라간 에도 이런 , 마치 불판을 가는 듯한 전개가 등장한다.

주인공 격인 시몬의 정신적 멘토인 카미나의 사망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 자신도 타격을 입었지만 특히 주변과의 관계가 돌변하였다.

결국 지금 알고 있는 주변이란 자신이 아닌 카미나의 주변이었고 카미나가 없어진 지금

그 주변과 나의 관계는 reset 되버렸다.

경우가 많이 다르지만 이는 Q에서의 신지의 처지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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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바닥이 드러난 일상에 새로운 이정표가 등장한다.

어딘지 모르게 시몬이 동질감을 느끼는 친구가 찾아온다. 니아.

니아로 인해 시몬은 다시한번 주변과의 소통과 관계구축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에바의 카오루를 만난 신지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가 남아있다.

아직도 신지의 자기긍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지가 창을 회수하기 위해 다시 에바에 탄 이유는- 결국 주변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의 정당성을 입증할 증거인 레이가 소실됬다는걸 인지하고

그 대신 일을 수습하는 것으로 자기존재를 주변에 재인식 시키려고 한것이다.


창이 필요하다고 네가 말했어! 그러니까 난 에바에 탔다고!

카오루 군을 위해… 모두를 위해 창을 손에 넣겠어

그렇게 하면 세계는 원래대로 돌아가! 그러면 미사토 씨도…!

- 또탈퇴된코란 님 번역 옮김


그 어디에도 자기자신이 납득한 이유는 없다.

처음 부터 끝까지 남을 위해.

이에 대해 "어른" 아스카가 한마디한다. 아 진짜 애새끼네ㅇㅇ


비슷한 케이스이기도 한 성서의 실낙원 장면에서도

하와는 꾀나 의욕적인 이유에서 선악과를 먹게 된다.

남편도 별 반대 없이 선악과를 따라 먹었고.

그리고 일이 꼬이자 남편인 아담은 하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하와는 뱀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인간이란 영원히 유년기인 존재인 것인가. 

제레의 문장이 위의 실낙원을 모티브로한 선악과와 뱀을 나타낸것은 내포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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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원한 히로인 아스카.

극후반 결말부에 신지 어르고 달래는 꼴이 진짜 애엄마가 미운 7살 다루는 듯해서 조낸 처웃었다.


먼저 애가 땡깡을 부린다.

엄마가 너 그럼 두고 간다 하고 혼자 가버린다.

애가 엎어져 운다.

조금 후에 엄마가 돌아와 일으켜 세우고

아이의 옷매무세를 고친후 손을 잡고 이끈다.


훈훈하다...

구극장판에서 신지를 방관하는 듯한 여러 연출에 비하면 확실히 아스카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한듯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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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하니까 생각난건데 마리랑의 백합씬은 다 어따 팔아먹고 게이들이 점령한거임?

원래 일본에서 개봉될 당시에 다들 마리아스카 백합만 빼곤 남는게 없었다고 하길레

나름 기대했건만 남는건 게이들 피아노 연주 밖에 없잔아? 의사 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딴건... 아스카는 다른 파일럿들을 낙하산(레이), 연줄(마리) 라고 부르는게 취미인가부다.

자신만은 실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있다는 프라이드일까?

그런 오만방자한 점이 또 좋아 핰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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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신극장판에서 제일 맘에드는 요소가 바로 이 마리라는 캐릭터다.

뭐 여러가지 비밀이 많은 캐릭터 투성이인 에바에서 진짜 상큼발랄한 분위기 메이커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색상도 핑크. 아 말투, 표정, 대사 하나하나 반짝반짝 거리는 것이 조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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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아가씨의 정체에 관한 단서 중 위 사진이 가장 hot한거 같다. 난 딱히 더 떠오르는게 없다...

(딴 얘긴데 안경쓴 사람이 저 각도에 있을 때의 안경 뎃생이 에러다... 실물모델을 자료로서 데생하는 이유다)


뭐 설정 얘기하자면 또 의미심장한게 14년이란 숫자이다.

2000년에 세컨드임팩트, 2014년에 니어서드, 다시 14년 후에 포스...

계속 14년 주기로 일이 터지는건 이유가 있는 것일까...

에바파일럿들이 00년 생들이라는 것도 여기에 연관된 것일까. 14살.


참고로 본작의 클론 캐릭터로 확정된 아야나미 시리즈의 경우 정확히는 14살이 아니다.

아야나미 시리즈가 시작된 것은 유이의 소실 이후였고 이 당시에 신지는 이미 많이 큰 상태였기 때문이다.

즉 신체연령 14세의 아야나미 레이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제조기간은 14년 보다 짧다는 것이다.

이는 구시리즈, 신시리즈 공통의 확정사항(팩트)이다.


본작에서 14년이 흘렀다는 것으로 신지의 클론가설을 언급한 글을 보게 됬는데 이런류의 확정된 팩트들과 비교시

좀 무리수가 많아 보인다. 클론은 이중 엔트리 시스템에 못쓴다고 하면서 신지를 써야된다는 카오루의 언급도 그렇고.

신지가 있던 배양기가 아스카랑 같은 배양기였다는 얘기도 나왔는데 그럼 지금의 아스카가 클론이란 얘기인가!?

나도 14년이란 숫자에 의미가 있겠거니 하는 입장이지만 이 신지클론가설은 몇몇 중요팩트를 넘어서긴 어려워 보인다.


개인적으론 구 시리즈에서의 신지가 싱크로율 400%가 되어 초호기와 완전융합한 에피소드가

신극장판에서 약간 다른 형태로 재현된 것이 이 14년 후의 신지 소성이라고 보고 있다. 

소성후에 리츠코를 통해 본인 확인을 하는 미사토의 행동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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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얘긴 집어치우고 캐릭터 얘기 하나 더하자.


미사토 누님.

이분이 그러니까 TVA기준으론 이젠 나보다 연하다... -_- 세월참.

그러던게 Q에서 14년이 플러스 되어 다시 떳떳하게 누님이라 부를 수 있게 됬다ㅋ


첨에 등장 할 때 고글을 끼고 등장한게 제레의 킬 의장과 Q의 겐도우를 연상시켰다.

조직의 "장"들은 모두 고글을 쓰는 것일까? 그렇게 마음 심층부를 가리려는 것일까? 더 견고한 의지를 위해?


신지가 도주하던 때 미사토의 고글이 반쯤 부서진건 미사토의 속마음이 엿보였다는 연출인듯 하다.

결국 그녀는 아직까지도 신지의 모친이다. 세상이 다 욕을 해도 자기 자식은 거두는게 모성인 것일까.

그리고 신지가 미사토에게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신지에게 마음을 걸어 잠글 필요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14년간.

얼마나 많은 날을 후회와 회한으로 지샜을 것인가.

자식을 사지로 밀어놓고 천하의 악당, 괴물로 만들어 버린 모친의 심정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네르프에서 독립하여 뷔레를 만들고 투쟁을 계속해 왔어야 했다.

자신의 고통보다 수하에 거느린 사람들의 지주가 되어야 했다.

울 수 없었다. 아파 할 수 없었다. 후회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강한채로 있어야 했다.

그녀는 어두운 고글로 그녀를 감싸게 됬다.

그리고 그 상처진 마음 그대로인 체 신지와 재회하게 되었다.

그녀는 신지를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가.

뷔레의 수장 카츠라기 대령을 연기하는게 그 상황에서의 미사토의 Best가 아니었을까.


결국 그녀가 기폭장치를 가동치 못했을 때,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리츠코의 눈빛은 정말 많은 감상이 들게 한다.

누구보다 미사토를 이해하고 있을 동지.

그리고 함장을 대신하여 상황을 정리한다. 

위에 언급한 아스카 신지 얼르기 연출과 더불어 가장 인상에 남는 컷이었다.




성장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초반에 언급한 "에바를 다시 쓰는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지난 파에서 약 4년간? 나름 긴 세월이다. TVA시절 까지 따지면 꾀나 장구한 세월이지.


문득 생각한다.

나는 성장한 것인가?

해적판 비디오를 구해 친구들과 둘러서 보던 그때 그시절에서 나는 성장한 것인가?

아마도...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게 된다면

14년간의 진실을 알게된 신지보다도 더 멘붕하진 않을까^^ 오레노 미라이가 곤나니 히도이 와케가 나이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란 측면에서 오타쿠들은 에바 당시에 비하여 성장하였는가?

안노감독이 제기한 문제의식은 지금에 와서 해소되고 있는 것인가?


에바 TVA시절 덕후들이 신지의 찌질함을 비웃었다.

그리고 Q에 이르러 안노감독은 그 덕후들이 강제로 신지의 기분을 느끼겠끔 해줬다. 


"난다 고레... 난난다요 고레....!" 


10만 덕후가 하나로 싱크로한 순간이다. 위대한 인류보완계획이다www

이제 겨우 2013년의 우리가 1995년의 신지를 따라 잡은 것이다.


우리는,

아직 신지의 유년기를 체험하는 도중일지도 모른다.

본작 에바의 모티브가 됬다는 아서 C.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의 끝은 아직 미래의 일인듯 하다.

그래서 에반겔리온이란 애니는 우리 안에서 다시 씌어질 필요가 있었다.


신지와 시몬이 한번 정도는 재구축과 자기긍정의 과정을 거쳤(거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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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희망하면서.




*이전글 : 밀린애니#2 - 거신병 도쿄에 나타나다 http://www.haganai.me/talk/1890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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