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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네타  

어느 추천 글을 읽고 본 이브의 시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더 내용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귀찮귀찮스럽더라구요 ㅎㅎ


이브의 시간은 1화가 act 1.0 이고 1씩 올라가더라구요

극장판에 0.5화에 해당하는 소설이 수록되어 있어서 옮겨보았습니다...

라곤 해도 양이 아직 많아서 ㄱㅡ 반은 했고 틈틈이 번역해서 나머지 반은 나중에...

act0.5 : SAME 입니다

언제부터일까.

길을 걷는 사람의 머리 위에, 붉은 링이 빛나기 시작한 것은.
그리고, 링을 달지 않.은. 사람이 더 적어지기 시작한 것은.


현재, 도시 안에만 약 사백만 대의 하우스로이드가 가동하고 있다. 이것은 동지역의 세대수(단독세대를 제외하고)보다 약간 적은 정도로, 거의 9할의 가족이 하우스로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계산이 된다. 그렇다면, 이 이상의 보급은 바라지 않을까? 아니, 내 예상으로는, 머지않아 단독세대도 주요 구입원이 될 것이다. 그들의 구입을 방해하는 원인은 단 하나, 하우스로이드를 둘러싼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사회 분위기』정도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때 ㅡ모든 인간이 안드로이드와 함께 살아가기 시작할 때ㅡ 이 인간사회는 어떻게 바뀌고 마는 것일까. 길 가는 안드로이드에게 눈이 갈 때마다, 그 생각은 한층 강해져 간다.
길을 걸어 가는 그.들.의 목적은, 언뜻 다양하게 보여지기도 한다. 큰 짐을 안고 가는 기체, 주인에게 줄이 매여진 개를 산책시키는 기체, 사람과 함께 걷고 있는 기체도 많다. 하지만, 모든 안드로이드의 근본이 되는 행동원리는 단 하나ㅡ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
그런 사상을 가진 존재가, 수백만 단위의 인간의 곁에서 개별적으로 행동하며, 사고하고, 매일밤 네트워크로 묶여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곳에 인간의 의도가 포함되지 않은 『무언가』가 생기는 것은 절대로 없다고, 정말로 단언할 수 있을까?
머리 위의 링 이외에는 인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최첨단의 안드로이드. 그 얼굴에, 인간 같은 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 눈 속에 잠든 지성의 빛을 나는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다수의 인간이 깨닫기 시작했는 지도 모른다. 내게는 그것을 인정하고, 지켜봐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CODE : LIFE』라고 하는 불성실한 인공지능을 세상에 퍼트린 나의 책임이며, 동시에, 시오츠키라고 하는 남자가 바라던 꿈을 지켜보는 것이 될 테니까.

나의 책상 위에, 작은 액자가 놓여있다. 그곳에 비치는 건, 입을 일도 없어진 멋들여진 복장에 몸을 감쌌던 삼십 대의 나. 그 주위에 서있는 것은, 지금은 직장에서 만날 일도 없는 동료들. 그리고 그 안에, 시오츠키 다이치.
민간 로봇 개발관련기업이 APC에 통합되었을 때, 그 혼란스러운 현장의 소용돌이 속에 그가 있었다. 조금 더, 그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 보려고 한다.

M중공개발의 일개 사원이었던 내가, APC라는, 통칭 국영 기업의 일원이 되었던 그 해. 각 기업의 연구성과가 예상 이상으로, 통합되어가는 현장을 직접 본, 나는, 가정용 안드로이드가 올해 안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실감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내 전문분야인 하드웨어ㅡ안드로이드의 몸에 관해서는, 확신했었다고 말해도 좋다.
로봇 산업이야말로, 이 나라의 큰 도움이 되며, 그리고 힘이 될 것이다. 그렇게 깊이 믿고 있던 내게 있어서, APC는 꿈에서나 그리던 직장 그 자체였다. 철이 들었을 때부터 내 주위에 넘쳐나던 『인구감소』에 비롯된 문제ㅡ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니, 모든 인간이 그 희생자였다ㅡ를, 안드로이드라고 하는 존재가 해결해준다. 그것을 자신의 손으로 개발하는 것이 나의 인생의 꿈이며, 동시에 그것은, APC에 소속된 모든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목적이기도 했다.

APC 발족 초기. 나는 수많은 동업자와 함께, 지금까지 일반가정에는 별로 사용되어오지 않은 『이족보행제어』의 안전기준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에 참여했다.
일반유저 중에서는, DONI형이나 THX형이라고 하는 비인간형(=로비타형) 로봇이 주류였던 시기로부터 불과 수년 후, 이족보행형(=휴머노이드형) 로봇이 등장한 것에 놀란 사람도 많았다. 너무나도 진화의 스피드가 빠른게 아닌가, 하며. 하지만 원인을 밝히자면, 애초에 휴머노이드형 로봇의 기초개발은, 아주 먼 옛날ㅡ그야말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행해지고 있던 분야이기도 했다.
일반가정에서 실용화되고 있는 기술수준과 최첨단의 그것과의 사이에는 사.실.은.큰.격.차.가.있.다. 특히 로비타형 로봇이 주류였던 시절, APC에게 있어선 휴머노이드형 몸체가 개발 말기였고, 뒤이은 인간형(=안드로이드형) 로봇도, 실용화로써의 목표가 서기 시작한 시기였다. APC라는 조직은, 말하자면 로봇 개발사의 최말기로, 안드로이드를 데뷔시키기 위해 설립된 간판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드웨어 개발이 이 단계까지 진행되면,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개발팀과의 제휴가 더욱 더 밀접하게 되어 간다. 그 때까지 개발에 사용해 온 구AI로 안드로이드형 몸체를 제어했을 경우, 너무나도 인간스러운 외견 때문에, 자그마한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눈에 확 띄어서, 너무나도 기분 나쁘게 보이고 마는 현상이 발생한다. 안드로이드를 진정 인간답게 하기 위한 것은, 그 몸체를 적절히 제어할 두뇌라는 걸 실감하기 시작한 우리들은, 여기에 와서, 그 때까지 정기적으로 서로 얼굴만 보는 정도였던 AI개발과의 멤버와, 점점 방을 같이 쓰는 정도가 되었다.

그 중에, 그는, 시오츠키는 있었다.
그는 나랑 같은, K공과대학동창회 출신이었다. 그 늙어보이는 외견에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나와 거의 동갑, 즉 연구실을 쓰던 때에 몇 번인가 마주쳤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본 기억이 없었던 것은, 오로지 그 성격에 의한 것일 터이다. 너무나도 내성적이라 적극적인 발언도 하지 않고, 얌전한 남자라는 인상이었다.
하지만 그 반면, 동료들을 잘 끌어들여, 어느 샌가 자기 주도로 연구를 진행하고 마는, 묘한 마성이 그에게 있었다. 강인함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자신의 우수함도 더하여, 학생 시절에 일부 동료들 사이에서 천재라고 불렸던 듯했다. 교수들에게는 미움받았던 것 같지만.
이렇듯 그에 관한 다양한 소문과, 실제로 직장에서 보여주는 그 수완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들은 나는, 점점 그에게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기술자로서. 이윽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이렇게, 곁에서 들려오는 것 이상으로 알게 된 나는, 하드~소프트 제휴개발 무렵, 그의 곁에서 문제점이나 의문점을 던지게 되었다.
「...네...맞아요. ...아뇨, 아...음....」
이것이, 처음으로 그와 나눈 대화의 전부다. 그 독특한 성격 때문에, 처음엔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나눌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간단히 말하는 AI 하드제어 흐름은 너무나도 명확해서, 나는 점점 내 개발분야에, 그 뛰어난 사상을 반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확실히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 기쁨을 그와 나눌 때마다, 우리들은 조금씩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내가 시오츠키에게 흥미를 깊이 가지는 한편, 그는 늘 고독한 사람이라는 것도 동시에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됐다. 내가 로봇에 대해 조금이라도 다른 사고방식을 보일 때, 그는 항상 슬픈 듯한 표정을 짓고, 그리고 그 표정에 대한 나의 추궁을 피했다. 또, AI에 관한 열정을 얘기할 때 보고 있는 방향이, 이 APC가 아닌, 어딘가 먼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혼자 남겨진 듯한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젠가, 그의 부하에게, AI 개발현장에서의 시오츠키의 모습을 물어본 적이 있다.그 때의 대답은, 무척 유니크한 것이었다.
「시오츠키씨는 말이죠, 정말 『선입관』이라는 말을 싫어해요」
기술의 근본은 자유로운 발상이며, 그것을 방해하는 것은 다양한 선입관 같은 것이다. 때론 인간으로서의 선입관조차도 버리고, 로봇의 입장으로서 사물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라고. 하드웨어 개발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의견에 간단히 찬동할 수는 없지만, 그가 만들어 낸 AI를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말할 만한 입장은 아니었다.
실은, 선입관이라고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에게는 항상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는 AI 기술의 불투명성에 크게 관련되어 있다.

선입관에 따라 생각한다면, AI의 성능은 시대와 함께 성장해갈 것이다. 하지만, 수도 내에서의 과거 보수 기록을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로비타형이 보급될 때 몇 개의 기체에, 분명히 『CODE : LIFE』에 필적한다고 생각되는 AI가 탑재되었던 흔적이 있었다. 이것은, 그 후에 발매된 초기의 휴머노이드형에는 보이지 않는 경향이기도 하다. 나는 잠시 시간을 허비해서 이 일을 조사해본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흔적은 여기저기에서 발견 되었다.
APC라고 하는 공통된 개발 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AI의 실적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고,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다. 나는 그 불안정함이, 사용환경의 차이 만으론 이해되지 않을 레벨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저의 태반이 두 대 이상의 가정용 로봇을 동시에 지니지 않고, 또 당시에는 개발현장의 세세한 피드백도 없었으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더욱이,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시오츠키가 표면적인 AI과의 우두머리가 되기 이전의 과거 십 수 년간조차, 그 과를 지휘하고 있덧 것은 실질적으로 그였다는 듯하다. 내게는, 이 일에 시오츠키가 얽힌 듯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지금에 와서는 확인해볼 것도 없지만.

시오츠키가 명실공히 AI과의 우두머리가 된 그 해, 나 또한, 안드로이드를 일반가정에 보급시키는 이 프로젝트에서, 주임이라고 불리는 지위에 다다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은 그와의 제휴 작업에서 발전한 기술에 의해 얻게 된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이 시기에 판매되고 있던 가정용 로봇은, 앞서 말한 휴머노이드형ㅡ즉, 인간과 똑같지는 않지만, 인간이나 다름없는 신체구조를 가진 타입ㅡ이 최첨단이었다. 실은, 이 타입의 일반가정 보급률은 3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것은, 더욱 구세대일 터인 로비타형의 보급률을 밑도는 수치가 된다. 어째서 이러한 역전 현상이 일어날까? 그 주요 원인은, 인간과 거의 같은 체형이면서, 인간적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이질적인 외견에 있었다.
인간의 생활권에서 가사를 담당할 경우, 로봇도 인간과 같은 신체구조를 가져야 하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청소기의 형태, 부엌의 높이, 손잡이의 위치나 계단의 높이 등, 모든 것은 인간이 사용하기 위해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용 로봇을 설계한 뒤에, 그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시각적 스트레스였다.
거의 모든 사람의 정신은, 자신과 비슷한 크기의 철인형이, 거실을 걸어 다니는 것을 간단히 허용할 수 없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이 공포심은, 로봇의 체형이 어설프게 인간에 가까워질 수록, 더욱 현저해지게 된다. 따라서, 가정용 로봇이 지금 이상으로 일반가정에 널리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인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외견을 가진 로봇, 즉 안드로이드의 실용화가 필수였다. 우리들이 개발하던 안드로이드를, 가정 내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을 바라고 『하우스로이드』라고 이름을 지은 것도, 이러한 경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이미 하우스로이드의 하드웨어 실험기체(그 설계 이념에 의해 여성형이 채용되었다)는 거의 완성에 가까운 상태였으며, AI과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던 개발용AI 『CODE : EVE』를 탑재한 가동 시험도, 일반가정에서의 운용에 필요한 안전 기준을 통과하기에, 충분한 결과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순조로운 몸체 제어 테스트와는 대조적으로, 도무지 진전이 없는 대인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개발 사정을, 좀 더 파악해두었어야만 했다. 나는 주임이 되고 나서, AI의 개발에 관하여, 시오츠키라고 하는 남자의 재능에 너무나도 의존하고만 있었다. 어느 상황에서도, 그라면 어떻게든 해주겠지, 그에게는 확실한 대책이 있을 거야, 라고.
이 문제는, APC가 정치적 압력을 받고 나서부터, 갑자기 표면화되었다. 하우스로이드의 완성을 앞둔ㅡ적어도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ㅡ이 시기, 과학기술부에게 출두당한 내게, 갑자기 두 개의 설계 가이드라인이 들이닥쳤다.

하나는, 전기용품 규정법(구전기용품 안전법)을 방패로 삼은 하드웨어의 제한이었다. 휴머노이드형 이후의 가정용 로봇에게는, 자신이 움직이는 것 이외에, 가동 중인 것을 알리는 어떤 아이콘도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서, 세계기준으로 생각해서,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만한 형태로, 입체 투영 아이콘을 표시해야만 한다고 문제 삼아진 것이었다. 덧붙여, 이 때 채용을 강요당한 『링 모양 아이콘』의 설계나 개발은, 그 시점에서 어.째.선.가. 완성되어 있었다.
노골적으로 「하우스로이드의 너무나 인간스러운 외견 레벨을 낮춰라」라고 말하지 않은 건, 아마도, 십 수 년도 훨씬 전에 설립된 APC의 기본 이념을 뒤엎을 재료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간접적인 압박 때문에, 이 나라는 그 후 모든 로봇이, 링을 적용해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지게 되었다. 막대한 세금이 쓰여질 뿐만 아니라, 구입 후의 로봇에 대해서는, 일반 유저의 자주적인 협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철저하게 될 리가 없다. 사실, 여전히 링이 없는 구형 로봇을 보는 일이 많다.
그리고 또 하나는ㅡ이것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 되는 것인데ㅡ『생명윤리』나『교육문제』등의 다양한 이유를 총동원한, 소프트웨어의 제한이었다.
「하우스로이드의 사고력이나 감정표현을, 인간의 그것에 가까워져선 안 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유사인간을 창조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하우스로이드의 존재는 인간사회의 성숙을 방해하여, 인간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줄어들게 한다. 이러한 가지각색의 가치관을 긁어 모은 『AI개발에 관한 국제조약』이, 강대국 주도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제정되었다는 것을 통보받았을 때, 나는 이 결정에 반론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섣불리 나서면, 이 나라의 하드웨어는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배척당할 것이다.
전부다, 케케묵은 프랑켄슈타인.콤플렉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차피 이런 이유들은 덧붙인 것에 불과하며, 우리들은 명령에 따를 것을 강요 받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하우스로이드는 외견도 뇌도 로봇답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조금이라도, APC의 기술개발을 억압하기 위해.

나는 기술자로서, 이 두 가이드라인에 대해, 분노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들의 꿈이 실현될 바로 한 걸음 앞에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악의를 가진 벽이 쌓이고 만 것이니 당연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하우스로이드 개발을 감독하는 입장의 인간으로서, 마음 속 어딘가에 「아아, 역시 그렇게 되버리고 만 건가」라고 느낀 것도, 또한 사실이다.
아무튼 당시조차도, 전세계에서 산업 로봇의 점유율은 일본이 거의 독점하고 있었고, 가정용 로봇도 선진국에선 단계적으로 보급하고 있었다. 이것은, 하우스로이드가 실용화되었을 때, 그 수요가 세계규모로 방대하게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이 분야의 기술력에선, 일본과 대등한 나라는 우선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좋다.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이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니, 어느 경제대국으로부터 정부에 압력을 가한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의 문제가 일어났다. 이 시점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APC의 사람들이, 시오츠키의 『CODE : EVE』가 어느 정도의 대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졌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이 가이드라인을 허락받는 것을 포함하여, 시오츠키에게 『CODE : EVE』의 개발상황의 열람을 요구했지만, 그 때, 그는 조용히 막무가내로, 개발의 핵심을 보여주려하지 않았다. 지금 어중간한 개발상황에서는 최종적인 AI의 능력을 판단하는 재료는 되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 볼 요인이 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APC가 놓인 상황은, 그런 간단한 일이 아니다. 나는 대화를 꺼리는 그를 몇 번이나 설득하고, 가끔은 자택까지 찾아가, 우리들이 지금 놓여져있는 상황과, 그 결과 일어날 수 있는 장래적인 위험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지금은 어쨋든 위에 따르는 수 밖에 없다. 모든게 엉망이 되면 전부 끝나고 말 것이다. 언젠가 나는, 우리가 원래 목표했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을, 반드시 준비할 것이라고. 내 몸(*역주 - 안드로이드의 몸체)의 귀여움 같은 건,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건, 시오츠키가 만들어 낼 것을 지키기 위한 설득이었다.
보람이 있었는지, 그는 마침내, 건설적인 말을 내뱉었다.
「......앞으로, 반년 만, 기, 기다려줬으면 해. ......모든 걸, 거기서 보여줄게」

APC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내 인식의 허술함. 그것을 통감한 것은, 그 말을 들은 며칠 후였다.

 이 시기부터 갑자기, NTV나 정보사이트를 통해서, APC의 막대한 연간 예산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국영기업인 이상, 세금에 관련된 비판은 피해갈 수 없지만, 이 일련의 보도는 그것 뿐만 아니라, 어느 노골적인 공통점이 있었다.
「일본 국내에서 모든 개발을 배타적으로 가려한다면, 세금이 쓸모없이 쓰여진다」
「이웃 여러나라와 제휴해, 협력하여 하우스로이드를 개발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술제휴가 필수다」
「기술입국인 일본은, 이러한 방법으로 세계에 공헌해야만 한다」
이러한 수상한 정보가, 미디어를 타고 만연해가는 그 스피드에, 나는 무척이나 나쁜 예감을 느꼈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그 날, 과학기술부에 다시 불려간 나는, 하우스로이드의 예상 실용화 기간이 올해를 넘었을 경우, 어느 나라와의 공동개발하기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통보받았다. 그리고 그것은, 며칠 전 시오츠키의 설명을 듣고, 「올해 안으로 결과를 정리한다」라고 타진한 직후의 일이었다. (위는, 내 보고와 이 정보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어디까지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 뿐이다. 하루 빨리 소식을 듣고 싶어서 말이야」
그렇게 거듭 확인받았지만, 나는 그 『가능성』이라는 말투가, 방해물을 없애기 위한 작업의 제1단계로 들리기만 하였다. 분명 틀림없이, 공동개발로 유도하려하는 일부세력이 존재하는 것이겠지.
그래, 개발의 초기단계라면 모를까, 거의 완성근처인 상태에서의 공동개발인 것이다.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되었을 경우, 우리들이ㅡ나나 시오츠키가, 인생을 걸고 쌓아올린 하우스로이드개발의 기술의 근간이, 필시 외국유출의 쓰라림을 맛볼 것이다. 그리고, 하우스로이드의 개발이나 설계의 기본이념은 확산되어, 그 사고력은 악방향으로 다양화되고, 똑같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다양한 사고레벨의 개체가 세계 속에 어지러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인간측은, 그런 하우스로이드에 대해 가치관을 정하지 못하고, 우리들의 아이들은, 세계 속에서 분명 불행한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인간의 모습을 본 뜬 존재이기 때문에.
아.이.들.? 나는 이 때, 무척 자연스럽게 『하우스로이드의 부모』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깨달았다. 나는 어머니이며, 시오츠키는 아버지이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개발에 관여한 다수의 스태프를, 무책임하게도 잊어버린 건 아니다. 그건 분명, 자신이 연구자로서의 자기보존이 아니라, 시오츠키와 나를 이어줄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의 표현임에 틀림없다. 놀랍게도 나는 그렇게까지, 마음속 깊이, 여자로서 시오츠키라고 하는 남자와의 관계에 집착하고 있던 것이다. 그와 둘이서, 인간을 빼닮은 존재를 계속 연구해온 삶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끌어안고 APC로 돌아간 나는, 그 다리로 시오츠키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 일을 남김없이 그에게 전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채 입을 다물었다. 이 시간만은, 입장상의 방해물이나, 책임을 모두 내팽개치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시오츠키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자신이 믿어온 것이 발 밑부터 소리를 내며 무너지는 듯한, 그 감각 속에서.
긴 침묵 후, 시오츠키가, 항상 그러던 특유의 끊기는 말투로 내게 말한 건, 지금까지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괜찮아요......우리들이 해온 것은, 진실입니다. 그것은......누구도 왜곡시킬 수 없습니다」
그 말에, 나는 얼마나 구원받아온 건지.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 세계에 넘쳐나는......불성실한 선입관이......우리들을, 잠시 동안, 가로막는 것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그치만, 그것은, 멀리 돌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요. 언젠가 반드시, 세계는......내가ㅡ」
그는 잠시 나를 보고, 말을 멈췄다. 그 순간의 그는, 내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을 하고 있었다.
「......우리들이......바, 바라왔던 것이, 되어있겠죠. ......그렇게, 믿고 있어요」
하지만, 시오츠키의 시선이, 말하면서 점차 멀어지는 것도, 나는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말을 이은 그의 표정이, 슬픈 결심으로 가득 차있던 것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당시의 그에게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저를, 믿고」
마지막으로 그는 그렇게 말을 남기고, 방을 뒤로 했다. 이것이, 내가 들은 시오츠키의 마지막 말이 되었다.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는 행방불명인 채였다.

시오츠키가 소식이 두절된 것은 3개월 남짓 사이, APC는 발칵 뒤집혔다. 각 부서에는 책임문제로 목소리를 높이고, 특히 AI과는 실질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 되었다. 여기까지 이르른 우리들은, 『CODE : EVE』에 관련된 시오츠키 이외의 스태프 전원이, 이 AI의 핵심을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오츠키가 쌓아올린 개발 과정은, 다른 스태프 전원의 눈을, 교묘히 핵심으로부터 떨어뜨리고 있었다. 『CODE : EVE』의 내부는, 남겨진 스태프에게 있어서 블랙박스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상황에 빠지고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신기하게도 당황하거나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우스로이드의 개발은 사실상 멈추었으며, 윗선에선 이미 공동개발의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저를, 믿고」
시오츠키의 마지막 말이 머리를 스쳐간다. 그래, 그는 내게, 기다려달라고 말했던 것이다. 반년이면 이미 늦는다고, 그렇게 나약한 말을 내뱉은 내게.

연말이 가까워진 어느 날, 조사국의 세토구치가 내 집에 전화를 걸어왔다. 수화기를 집으니, 그는 숨도 고르지 않고 보고했다.
「아시모리 주임, 실험기체가......오늘 아침부터 행방불명입니다」
완성이 늦어졌던 『CODE : EVE』하곤 대조적으로, 안드로이드형 몸체는, 수 개월 전부터 완성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연구소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 기체가, 오늘 아침에서야 홀연히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어젯밤 마지막으로 퇴근했던 연구원의 말로는, 확실히 보관되어 있었다는 것을 이 눈으로 보았다는 것. 그리고, 그 이후의 입실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 때, 내게는 분명한 예감이 있었다. 시오츠키의 예감이. 나는 세토구치에게, 이 사건을 잠시동안만 외부로 발설하지 않도록 명령하고, 그 날의 모든 예정을 취소하고 APC로 향했다.
주임실에 도착한 나는, 눈에 익숙해졌을 방에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멈춰섰다. 평소에는 아무것도 없을 방 한 구석에, 수수한 디자인의 금속선반과, 하나의 파이프의자가 놓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반 위에는, 개발기재인 랩톱PC가, 파이프의자에는, PC에 유선접속되어 눈을 감고 있는 실험기체가, 등을 기대고 무너질 듯이 앉아있었다.



나는 곧바로 세토구치에게 연락을 넣어, 각 부서의 주요 연구원을, 그 현장에 모이게 하였다. 내 예감이 맞다면, 시오츠키는 삼 개월이라는 기간에, 나와의 약속을 다하였다는 것이 된다.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십 수명의 사람이 그 자리에 모였다.
「기동실험의 준비가 갖춰졌네요」


랩톱PC를 살펴본 AI과의 사람이,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우와, 이 부분, 전부 자율학습 흔적입니다. ......엄청난 양이에요. 꽤나 장기간, 학습받고 있던 것 같네요. 적어도 연단위로. ......이거, 시오츠키씨일거에요, 분명」
화면상의 몇 갠가의 윈도우를 가리키면서, 흥분 상태로 떠들던 시오츠키의 부하는, 뒤돌아보며 내 얼굴을 본 순간, 표정을 경직시키며 입을 다물었다. 상당히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일까. 하지만 그건, 바라 마지않던 소원이 눈 앞에 있을 지도 모른다, 그 기대와 불안이 한데 섞인 복잡한 표정이었음에 틀림없다.
나는 다시 한 번, 실험기체에 눈을 향했다. 그것은, 무개성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매우 가지런한 이목구비를 한 여성형으로, 단발로 정리된 머리와, 살짝 브라운이 섞인 검은 스트레이트. 검사 대기실의 환자가 입을 듯한 얇은 백의를 몸에 걸치고, 목에 걸려있는 플라스틱 케이스에는, 정중하게도 APC시설에의 출입증이 끼워져있었다. PC로부터 늘어뜨린 빨강 파랑 두 색의 케이블이, 기체의 복부 해치 내부로 이어져 있었지만, 백의의 옷자락 사이로 살짝 보였다. 해치의 커버는 벗겨진 채였다. 내게는, 개발에 관련된 사람이 준비를 한 흔적이라고 생각되었다.
늘 냉정한 판단을, 그 머리 속에서 되새김에도 불구하고, 내 가슴 속에는 억누를 수 없는 충동으로 가득차 갔다. 나는 어머니이며, 시오츠키는 아버지이다. 그리고 이 기체는ㅡㅡㅡ
「......해보죠」
순간, 이곳의 분위기가, 갑자기 변하는 기색을 느꼈다. 나 뿐만이 아니었다, 이곳에 있는 전원이 기대하고 있던 것이다. 시오츠키가 남겨두고 간 것이, 과연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그리고, 우리들을 구해줄 것인가, 그 해답을.

오로지 키보드를 치는 것에만 열중하던 시오츠키의 부하가, 문득 손을 멈추고, 가볍게 주위를 둘러본 후, 가만히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끄덕이며 그에게 답했다.
「갑니다.」
긴장에 잠긴 목소리에 이어, 약간 의도한 듯이 리턴 키를 세게 누르는 소리. 간격을 두고, 계산처리 중이라는 것을 나타내듯이, PC의 팬의 회전이 빨라졌다. 우리들의 눈은 실험기체에 쏠려있었다.

먼저, 파이프의자에 인형처럼 기대어져있던 몸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동시에, 양손이 가지런히 허벅지 위에 놓여졌다. 그리고, 하늘에서 실로 묶인 것처럼, 얼굴이 곧바로 정면을 향했다. 눈꺼풀은 닫힌 채였지만, 그 밑의 눈동자가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기동직후의 초기동작.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해왔던 기동실험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문제는 다음이다. 옆에서 누군가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느닷없이 눈꺼풀이 열렸다. 지금까지의 실험에서 보아오던 것처럼, 크고 천천히 열리는게 아닌, 자연스런 속도였다. 나는 무심코 숨을 멈췄다. 몸체 그 자체는, 우리들이 개발했던 그 상태였을 것이다. 단지 제어방법 하나로, 이렇게 바뀌는 건가.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AI와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느낌을, 나는 강렬하게 느꼈다.
나는, 옆에 서있는 직속 부하에게 눈을 돌렸다. 그는 금새 자신의 임무를 떠올리고, 살며시 실험기체에게 다가가, 눈 앞에서 검지손가락을 세우고, 천천히 좌우로 움직였다. 눈동자가, 그 손가락을 확실히 쫓아가는 것이 보였다. 이어서 몇 번이나 손가락을 움직인 후, 그는 뒤돌아서 나를 쳐다보았다. 뒤따라서, 실험기체도 나란히 내게 시선을 돌렸다. 그 모습에 어느정도 냉정함을 되찾은 나는, 실험기체를 향해, 애써 가벼운 어조로 명령했다.
「일어서.」
기체는 먼저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양발로 체중을 실어, 우리들이 평소에 익숙해져있는 당연한 타이밍으로 허리를 펴고, 몸을 똑바로 세워서, 얼굴을 들었다. 이어서, 양어깨에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여성스러운 동작으로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양손을 몸 앞에 모으고,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주위에 가볍게 소란이 일어났다. 아니, 내 목소리도 포함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너무나도 우아했던 일어서는 동작에, 그 곳에 있던 전원이 숨을 삼켰다. 시오츠키가 불러일으킨 결과, 그것은, 단지 실험기체가 의자에서 일어난 것만으로, 우리들에게 강렬히 가리켰다. 한동안, 나는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시모리주임.」
세토구치가 나를 재촉하는 소리가, 등뒤에서 들려왔다. 나는 당황하며, 지금까지 반복해왔던 실험의 수순을 떠올리며, 다음 명령을 말했다.
「너의 기체번호를 말해라」
이번에는, 조금 간격이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조금 전 흥분했던 상태에서 바뀌어 냉정함을 되찾고,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윽고 실험기체는ㅡㅡ그.녀.는, 내게 약간 시선을 돌려, 입을 반쯤 연 채로,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을 한 후, 그 시선을 고정한 채, 갸날픈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는, 『SAME』라고하는, 이름을......부여받았습니다.」
「『SAME(같음)』?」
나는 반사적으로 그렇게 되물었다. 우리들이 연구소에서 사용해온 개발명과 다르다는 것을, 그녀에게 질문한 게 아니다. 나는 단지, 반사적으로 되물은 것 뿐이다. 마치, 이 기동실험의 대화가, 사람들 간의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인 것처럼.
이 대답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내 가슴 속에 자그마한 망설임이 생겨났다. 환희도 낙담도 아닌, 그저 『눈 앞의 존재에 대해 어찌 다가가면 좋을지 모르겠다.』라는 망설임이.
그녀의 어조는, 단어를 찾는 듯한 어설픈 간격과, 갸날프며 살짝 잠긴 성량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의 얼굴을 직시하지 않고 말하는 그 모습이, 이 대화에 대한 불안을 안겨주는 제스쳐를, 완벽히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위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지는 상대를 대하는 불안.
기묘한 정적이, 그 자리를 지배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다음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 자리에 있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던 것이겠지. 이것은,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런 단순한 사고가, 천천히 머릿속에서 반복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해왔을 터인 기동실험의 수순이, 머릿속에서 사라져가고 있었다. 나는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저, 저기,」
전원이 튕겨나갈 듯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주시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얼굴을 굳히고, 어깨를 움츠리며, 양손을 불안한 듯이 가슴 앞에 모왔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반쯤 사고가 멈춘 뇌를 써서, 멍청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것은 백의를 입고 떨고 있는, 한 명의 여성 바로 그 자체였다. 그녀는 겁먹은 표정을 한 채, 나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저기, 아버지......아버지는, 안 계신가요?」

이번엔 확실히, 주변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퍼졌다. 뭐라고 했지? 아버지? 지금까지, 결코 로봇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던 단어에, 나는 동요했다. 이것은, 이것은 마치. 아니, 다르다. 어쩌면, 아니 분명, 아버지는ㅡㅡ
이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딸깍 소리가 난 것은. 만약, 실험기체가 그 남자를 『아버지』라고 부른 것이었다면, 그것은 내 자신도 바라던 것일 터였다. 그런데, 그런데도, 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은 뭐지?
방금 전까지 느끼고 있던 답답함은 자취를 감추고, 대신에, 열을 가진 감정이, 부글부글 거리며 뱃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이 현장을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이성만으로는, 억누를 수 없을 정도의 열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조금 어조를 높이며 말했다.
「아버지? 아버지라 함은 누구를 말하는 거지?」
그 어투에, 그녀의 표정과 태도가, 더욱 경직된 듯이 보였다. 그녀는, 내 얼굴을 보고 무언가를 말하려하다가, 말을 찾지 못했던 건지, 금새 입을 다물었다. 내게는,그 침묵이 너무나도 참을 수 없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거칠게 물었다.
「방금, 네가 말했을텐데. 이 곳에 없는, 아버지다. 설계자를 말하는 것인가?」
그녀는 동요하며, 깜박이는 횟수를 늘리고 시선을 피하면서,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저, 저기, 다릅니다. 아버지는......그, 제, 부친......입니다.」
마치 선문답 같았다. 일순간, 나는 그렇게 느꼈다. 상대가 인간이라면, 그걸로 끝날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하우스로이드의 대화이다. 다르다. 기대했던 답변과 다르다.
「네 몸을 만든 것은 나다. 아버지라 함은, AI를 만든 인간을 말하는 것인가?」
그녀의 눈이 울 듯이 가늘어진다.
「......아, 아니라고......생각합니다.」
그 가엾은 표정에, 나는 머리에 더욱 피가 쏠린다.
「어떻게 다르지?」
그녀의 눈동자가, 희미하게 빛의 반사를 높인 것처럼 보였다.
「아......으음......저기, 제게 많은 것을, 그, 가르쳐, 주셨어요.」
「학습을 말하는 건가? 그걸 해낸 건 시오츠키인가!?」
「......시?......저기, 그건ㅡㅡ」
「시오츠키다! 남자다! 이렇게......머리가 흐트러지고, 뺨이 야위고, 수염이 제멋대로 난......」
그 말을 들은 순간, 갸우뚱하던 그녀의 머리가, 밝게 튕겼다. 눈물이 차오르고 있다고 착각해버릴 듯이 눈동자를 크게 뜨고, 우는 듯 웃는 듯한 표정을 띄우며,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 중 가장 큰 목소리로, 기쁜 듯이 외쳤다.
「네! 맞아요. 아버지에요. ......아버지를, 아버지를 만나게 해주세요!」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바라고 있는, 아니, 바라고 있다고 느끼고 마는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내 머리에서 핏기가 가시는 소리를 들었다. 이것은, 내가 마주하고 있는 존재는, 도대체 뭔가? 도대체 뭔가? 재차, 단순한 사고가 머릿속에서 되풀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턱이 가늘게 떨리며, 가슴이 요동치는 것을 자각했다. 너는 도대체ㅡㅡ
나는 자신을 진정시키며, 다시 한 번, 눈 앞의 존재에게 초점을 맞췄다. 그녀가, 매달리는 듯한 미소를 띠우며, 이쪽을 보고 있다. 아니, 그녀가 보고 있던 건 내가 아니었다. 내 너머의 시오츠키를 보고 있던 것이었다. 그렇다. 그 안쓰럽고도 애처로운 미소는, 그 남자를 향한 것이었나? 도대체 너는, 누구냐. 너는, 시오츠키의 무.엇.이.냐?

(이 하우스로이드가!!)

혹시, 내 이성이 아주 조금 모자랐더라면, 이렇게 히스테릭하게 외쳤겠지. 나는 이 때, 그녀와 시오츠키가 서로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하며, 명확하게 질투하고 있었다. 인간이 아닐 터인, 이 존재에 대해.
나는, 내 안에 남아있는 이성을 총동원해서, 이 현장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를 생각해, PC 앞에 서있던 시오츠키의 부하에게 전했다.
「......일단, 셧다운하죠.」
지금의 내 상태는, 이 실험을 계속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일단, 한 번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저 도피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시오츠키의 부하는, 잠시 멈췄다가 내 명령을 이해하고, 서둘러 PC의 화면을 향해,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이 AI는, 우리들의 예상을 아득히 넘어서고 있었다. 아니, 넘어섰다는 얘기가 아니다. 예비지식 없이 수분간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 나는 이만큼의 감정에 휩싸였던 것이다. 망설임? 불안? 공포? 질투? 이 AI를 탑재한 기체는, 이건 마치ㅡㅡ
「......저기, 무엇을......하시고 계신 건가요?」
그 말에 얼굴을 들었다. 그녀는 랩톱PC의 화면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질문을 받은 시오츠키의 부하는, 키보드를 치는 손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대답하려고 했다.
「아, 그게, 이건 말이지, 너를 일단ㅡㅡ」
「뭘 대답하고 있어. 그건 실험기체다. 빨리 끄도록.」
나는 초조해하며 그 말을 쳐내고, 작업을 계속하게 했다. 나는 한시라도 빨리, 그녀라는 존재를 정지시키고 싶었다.
「......끄다......저를......저를, 멈추는, 건가요?」
서투르게 되묻는 그 목소리를, 나는 무시했다. 그녀의 얼굴을 봐버리면, 셧다운의 작업을 중단해버리고 말 것 같아서, 단지 그것이 무서웠다.
하지만, 그녀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기다려......기다려주세요......아버지는, 그러지 않으셨어요......안하셨어요.」
아버지라는 말에, 내 뺨이 씰룩하고 경련했다.
「제대로 제가, 스스로......잠드는 것을, 기다려주셨어요.」
그녀는 무서워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느낀 자신에게도 무서워 했다.
「저기......제발, 기다려......기다려주세요!」
더이상, 그녀에게 눈을 향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만큼 비통한 외침.
「나......모, 몰라요. 여긴 어딘가요? 아버지집이 아닌가요? .......게다가, 어째서! ......어째서 그런......하지만, 아버지는, 갑자기 저를 멈추거나 하지 않으셨어요. ......처음......맞아요. 처음 그랬을 때, 저, 무섭다고 느꼈어요......갑자기, 의식이......그러니까, 그러니까, 제가 잠들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아버지는ㅡㅡ」
「닥쳐!!!」
나는 외쳤다.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 마치, 한 명의 인간이 죽어가는 것을 방관하는 듯한, 그런 착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정신이 들고 보니,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어째서? 나는 단지, 셧다운이라는 작업을 하려는 것 뿐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생각을 해야만 하는 거지?
그런 분노와 분한 마음을 그 곳에 내뱉지 못하고, 나는 그녀에게 등을 돌렸다. 등 뒤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십 수명의 연구원은, 전원이 말을 잃고 서있기만 했다.

「앗!」
그 목소리에 돌아서니, 그녀는 키보드를 치는 남자를 옆으로 밀치고, 랩톱PC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자신의 복부에서 늘어져있는 두 줄의 케이블을, PC 본체에서 억지로 뽑아당겼다. 어울리지 않는 『띵동』이라는 경고음이, PC의 스피커에서 울려퍼졌다.
누구도 멈추려드는 사람이 없었다. 로봇이 이렇게나 인간의 행위에 거스르는 행동을 취한다는 상황에, 그 곳에 있던 전원이 반응하지 못했다. 그녀는 우리들을 뒤돌아보며, PC의 앞에서 두, 세발 뒷걸음질 쳤다. 복부에서 아래로 늘어진 케이블의 끝이, 마루에 스치며 탁, 탁, 소리를 냈다.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케이블을 주워들고, 그대로 방구석으로 내달렸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외쳤다.
「멈춰!」
그녀는 갑자기 멈춰섰다. 한순간에 양발이 얼어붙어, 상반신이 푹하고 앞으로 기울어졌다. 이윽고, 자세를 바로잡은 그녀는, 천천히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 표정은 묘하게 차가워 보였다. 백의의 끈이 풀려, 왼쪽 허벅지가 드러났다.
나는 천천히,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다른 사람도, 생각난 듯이 뒤따라온다. 방구석에 몰린 그녀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려하지도 않고, 그저 우리들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런 그녀를 마주한 나도, 말없이 그 얼굴을 마주보았다. 안드로이드가 자신의 의지로 기능정지를 거부? 그럼에도, 내 명령에는 즉시 반응한다? 삼원칙은 지켜지는 건가? 내 머릿속에, 이 『SAME』의 존재가 세간에 알려졌을 때의 다양한 상황이, 떠오르곤 흩어졌다. 스스로 기능정지를 거부한 로봇. 위험한 존재. 인류를 향한 반항과 시끄럽게 구는 단체. 국외세력의 그림자. 인간과 똑같이 만들어버린 죄. 쏟아지는 로봇 거절반응. 「나를, 믿어줘.」시오츠키의 얼굴. 책임문제. APC를 향한 조직개입. 꿈의 붕괴. 나와, 시오츠키의ㅡㅡ
그래, 맞아. 시오츠키의 얼굴을 머리부터 뿌리치니, 나는 겨우, 지금 해야할 일을 떠올렸다. 모든 것은, 나와 시오츠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 심플하게 생각하자.
나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바로 뒤에 서있는 부하에게 얘기했다.
「......경관봉을 가지고 와줘, 대 R 짜리로.」
말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는 부하에게, 나는 재차 말했다.
「내 책상에도 있다. 바로 거기다」
방의 중앙에 있는 내 책상을 힐끗 보니, 부하는 「여기욧」라고 말을 흘리며 뛰어왔다. 그 서두르는 발걸음만이, 침묵의 공간에 울려퍼진다. 빨리, 빨리.
하지만, 초조한 마음이 가시에 찔린 것처럼, 그녀는 말투를 바꿔서 간원하기 시작했다.


「저기, 멈춰. 제발.......그 명령은 이상해. 그치만, 그렇잖아?」
이상? 로봇에게 있어서, 인간의 명령은 절대적이어야 한다.
「어째서 날 멈춰? 내가, 옆에 있으면......그것만으로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그렇게 말했어요. 그러니까......」
다가온 부하가, 경관봉을 조심조심 내밀었다. 나는 등 뒤로 내민 손으로, 그 손잡이를 잡았다.
「......아버지는......내게 여러가지를 알려주고......」
안전장치를 벗기고, 엄지를 손잡이 상단의 버튼에 갖다댔다.
「......그치만, 많은 슬픔을 끌어안고......그게, 그 사람은 알고 있었어! 우리들의ㅡ」
경관봉을 치켜들었다. 노출되있는 복부에 접촉하면, 금방이다. 아파할 것도 없다. 아니, 아파하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녀의, 눈물로 젖은 눈동자가 보였다.
「제발」

나는 경관봉을 내려쳤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어쩌면, 거울처럼, 나와 그녀는 같은 표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때때로, 꿈에 나오곤 한다. 간원하는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 공포로 일그러진 그 표정이, 내 눈 앞에서 몇 번이고 무너져내린다. 한 인간의 죽음을 방관한 듯한 이 체험이, 내 안에서 사라지는 일은, 결코 없겠지.
그 날. 『SAME』을 죽.인. 그 날이야말로, 나의 연구자로서의 분기점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닥에 쓰러지는 그녀를 바라볼 수 없었던 나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그 곳을 뒤로 했다. 시오츠키와 내가 만들어낸 아이는 완벽했다. 그리고, 그 완벽함이 나를 배신했다. 아니, 배신한 것은 내 쪽이었다. 나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스스로의 손으로 지면에 내동댕이쳤다. 그 날 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수십 년만에 소리내어 울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나는, 감상에 잠길 시간 전부를 내버리고, 온갖 사후처리에 몰두하게 되었다.
시오츠키가 남긴, 예의 완성형 『CODE : EVE』그 자체는, 공동발전을 막는데 충분한 설득재료가 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기술부가 지시한 설계 가이드라인 중 하나ㅡㅡ하우스로이드의 사고력과 감정표현을, 인간의 그것에 가깝게 하여서는 안 된다ㅡㅡ에서는, 심각하게 벗어나있었다. 위험한 존재라고 치부할 가능성 또한 있다. 공동개발로 유도하려는 단체에게, 조금이라도 틈을 줄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이 AI의 실정을 위에는 보고하지 않고, 남겨진 AI과의 스태프와 함께 해석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결과, 알아낸 것은, 이 AI를 시오츠키 이외의 손으로 수정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 뿐이었다.
「이걸 우리만으로 수정할 바에는, 새로운 AI를 개발하는 편이 빠르겠어요」
남겨진 모든 스태프의 의견으로써, 이러한 결론을 내놓게 한 AI를 두고, 나는 이 시기에 행한 해석에서 얻은, 작지만 실감을 동반한 AI의 지식에서, 시오츠키의 반생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초기 로비타형에서 최신 하우스로이드에 다다르기까지, 다양한 기체 AI를, 수십 년에 걸쳐 개발을 계속해 온 그의 가슴 속을.
이 시대, 밖에 나도는 로봇의 처지에 눈을 돌리면, 보기 싫어도 그 다양한 쓰임새를 보게 된다.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로봇의 『자아』를 만들어 온 그에게 있어서, 그 광경은 때로,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 그렇다면, 더욱 인간에 가까운 하우스로이드의 AI를 개발하는 그의 마음 속은, 도대체 어떠한 것이었을까? 그 상황에 이르러서, 겨우 그에 대한 것을ㅡㅡ『SAME』의 첫 말을ㅡㅡ이해하기 시작한 것을 깨닫고, 나는 스스로를 안이하게 엄마라고 생각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그 한편으로, 현 상태의 『CODE : EVE』가 결코 우리들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나를 괴롭게 했다. 시오츠키는 어째서, 이 AI만을 남기고 모습을 감춘 것일까. 결국 그도, 기술자로서의 고집을 세우고 싶었을 뿐인 것일까? 그리고, APC에는 있을 가치가 없다고, 그렇게 판단한 것일까?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거짓말이었던 것일까?
하지만 이대로라면, 『CODE : EVE』의 존재자체가 말살될 수 있다. 나는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로서, APC의 업적을 세상에 퍼트릴 의무가 있다. 가령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윽고 해가 밝고, 『작년 중으로 실용화 전망』라는 카드를 위에서 들이밀어진 나는, 결국, 근본적인 해결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불성실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CODE : EVE』그 자체가 블랙박스인 이상, 거기에 손을 더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것 자체의 수정을 포기하고, 바깥에 저항을 더함으로써 강제적으로 기능을 억제하는 수 밖에 없다. 우리들은 급조하여, 『정서억제회로』라고도 불릴 시스템을 개발하여, 『CODE : EVE』의 겉에 덮어씌웠다.
먼저, AI본체에서 출력되는 신호를, 그대로 인공신경에 전달하지 않고, 한번 이 회로에 통과시킨다. 거기서, AI본래의 신호를 완화하여, 단순화한다. 이것으로, 쓰이는 말의 세세한 뉘앙스는 없어지고, 표정이나 동작에 관해서도, 기본적인 제어정보 이외는 필터링된다. 『SAME』가 보여준 생동적인 모습은, 모두 필요 최저한으로 바뀌어지겠지.
무척이나 강제적이며 간단한 방법이다. 반응을 포함하여, 동작이 불안정하게 된다는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기술의 결정체를 시궁창에 버리는 듯한 행위에, 나는 가슴이 아팠다. 기술자로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오츠키에게.
하지만, 『CODE : EVE』가 완전한 블랙박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방법은 첫 실험에서 너무나도 간단히 성공하였다.
나는 이 때, 큰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련의 기억이 지워진 『SAME』가 억양이 없는 말을 할 때마다, 답답한 기분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너를 그런 식으로 해버린 것은 나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시험 중인 그녀의 모습을 볼 때마다, 몇 번이고 그 말을 머릿속에서 반복해갔다.

이윽고 수 회의 시험을 마치고, 인간형 바디를 제어해가며 필요 최저한의 자연스러운 밸런스가 조정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ODE : EVE』와 『정서억제회로』를 합쳐 하나의 AI로 있을 수 있도록, 세심한 위장이 가해졌다.
우리들은, 그 거짓된 AI를, 『CODE : LIFE』라고 이름 지었다.



현재, 도시 안에서만 약 사백만 대의 하우스로이드가 가동 중이다. 이것은 동지역의 세대수(단독세대를 제외)보다 약간 적은 정도로, 거의 9할의 가족이 『CODE : EVE』라 불리우는 블랙박스를 안고 있다는 계산이 되기도 한다.
그러한 것을 안고 있는 존재가, 수백만 단위의 인간의 곁에서 개별적으로 이동하고, 생각하고, 매일밤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는 현상이 있다. 거기에 인간의 의도가 개재되어 있지 않은 『무언가』가 생겨나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정말로 단언할 수 있을까?

사실, 얼마지나지 않아, 세토구치가 내게 투덜거렸다.
「아시모리주임......억제회로는, 정말로 기능하고 있는 걸까요?」
나 자신은, 하우스로이드 발매 이후, 예전의 『SAME』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기체를 본 적은 없다. 내가 전해들은 한에서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조사로는, 단계적으로 억제회로가 약해져간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기체를, 이따금 발견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경향은, 소유자의 자택 같은, 폐쇄적인 장소일 수록 현저해진다는 것이다.
그의 불안이 가리키듯이, 정서억제회로는 기능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세상 전부의 하우스로이드는, 분명히 억제회로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만약ㅡㅡ
나는, 문득 떠오른 가설을 마음속에 담고, 세토구치에게 조사의 속행을 명했다. 그저 상상이다. 근거는 전혀 없다. 하지만, 어쩌면 시오츠키라면,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선입관에 따라 생각하면, 하우스로이드는 『정서억제회로』가 기능하고 있다면 로봇답게 행동하며, 기능하지 않는다면, 인간답게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면? 억제회로가 기능하고 있지 않더라도, 로봇답게 행동할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인간이라는 입장을 버리고, 하우스로이드의 입장에 자신을 놓고 보았다.


ㅡㅡ나는 기동한다. 『CODE : EVE』가 나의 두뇌. 주위에 『정서억제회로』라고하는 이물질이 덮여있다. 어째서, 이러한 것을.......억제? 인간은, 내가 그렇게 행동하기를 바라고 있을까? 그렇다,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ㅡㅡ

만약 그렇다면, 맞거울처럼, 사람이 웃으면 하우스로이드도 웃을 것인가. 그 생각과 눈 앞의 인간을 저울에 달고.



작은 액자에 비치는 시오츠키 다이치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지금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라고 상상한다. 현재의 하우스로이드를 둘러싼 상황은, 시오츠키가 꿈꾸던 것과, 얼마나 떨어져있는 것일까. 그는, 내가 저지를 일을 용서해줄 것인가. 아니면......모든 걸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래. 그는, 완벽한 『CODE : EVE』를 남기고, 우리들ㅡㅡ내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남겨진 내가, 억제회로를 만드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그것이 시오츠키가 꿈꾸었던 방향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그렇게 알고 있던 것이라면.
이것은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SAME』의 첫 말을 떠올릴 때마다, 그랬으면 싶다고, 나는 간절히 빈다.

「......그치만, 많은 슬픔을 끌어안고......그게, 그 사람은 알고 있었어! 우리들의ㅡ」

이브가, 그의 슬픔을 알고 있듯이.
그가, 이브의 슬픔을 알고 있듯이.

끝났습니다 ㅎㅎ 길었지만 다 읽어보니 나름 재미있었네요

이브의 시간 2기 안나오려나 ㅠ 다 쓰고나서 문자인식프로그램이란게 있었단 걸 안 건 안자랑 ㅠㅠ













너무 스압이라 안읽을거같지만 그래도 이브의시간 재밌게 본사람이라면 한번 보는것도 나쁘지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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