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하르트만쨔응

개인적으로는 걸스 운트 판쩌(이하 걸판)가 처음 나왔을때는 굉장히 안 좋게 봤었지. 나는 요즘 많이 도가 줄긴 했지만 어쨌든 애니 보기 이전부터 밀덕이었고, 이런게 나온다는 얘기를 처음 듣는 순간 든 생각은 '이새끼들이 드디어 쳐돌아서 땅크까지 모에화 시키려나보다' 싶었음. 스트라이크 위치스가 그랬듯이. 

그런데 왠걸. 계속 보고 있으려니 이건 스트라이크 위치스랑은 다른 물건이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완결까지 다 본 시점에서는 이 애니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할 수밖에 없었어. 

일단 걸판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스토리가 주축이 되는 애니라는걸 들 수 있지. 요즘 뽕빨물이나 미소녀만 잔뜩 나오는 애니들은 사실 다 보고나면 스토리에 대한 생각보다는 어떤 캐릭터가 귀엽네 어쩌네 하는 캐릭터적 특징만 머리에 남는게 사실이야. 러브 랩도 그렇고, 사실 비슷한 애니라고 생각했었던 스트라이크 위치스도 스토리보다는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애니였지. 하지만 걸판은 아니야. 캐릭터적으로 덕후들이 모에할 만한 캐릭터적 특징은 사실 찾아보기 힘들지. 어느 정도의 캐릭터성은 가미되어 있지만, 캐릭터성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기 위한 무대 장치적인 느낌이랄까. 

걸판의 두번째 특징은 애니가 굉장히 밀덕밀덕하다는 거지. 같은 밀덕계 소재인 스트라이크 위치스 같은 경우는 밀덕 계열 지식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나오는 캐릭터마다 전부 모티브가 있고 그 모티브에 따라서 스트라이커 유닛의 생김새, 무장, 특수능력 같은게 정해지긴 했지만 그건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였지. 알면 조금 더 피식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긴 했지만, 사실 이걸 모른다고 애니 감상에 심대한 문제가 된다거나 하는건 아니였어. 걸판도 전차별 특징이나 화력 등등을 꼭 알아야만 볼 수 있는 애니는 아니지만 알면 '전차도'라는 이 애니의 주요 소재를 이해하는데는 더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야. 애니적인 각색이 조금 들어가긴 했지만 전차별 특징도 꽤 잘 잡아낸 편이고. 주인공 보정으로 떡칠된 감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킹왕짱 센 아군이 나와서 다 때려잡는것 보다는 약한 주인공이 여차저차해서 강한 적을 때려잡는 스토리가 아무래도 잘 팔릴테고 재밌을 테니 그거야 뭐 넘어가 줄 수 있지.

 그리고 각 학교마다 모티브가 된 국가가 있다는건 다들 알 텐데, 여기서 또 마음에 드는 점은 브금으로 그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군가를 깔았다는 거지. 내가 처음에 나온 영국놈들은 관심이 없어서 사실 잘 모르겠다만, 카츄사나 판쩌리트나 합중국 전투찬가나 훌륭한 브금이었어... 

다만 아쉬운점이 딱 하나 있다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판터의 비중이 공기 이하였다는 점...티거2는 자주 나오기라도 하지 판터는 자주 보여주지도 않아 ㅅㅂ

세줄요약

1. 걸판 밀덕 능욕 작품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네?

2. 오랜만에 보는 스토리 중심적인 애니라 굿굿

3. 밀덕밀덕한게 생각보다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