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컨텐츠로서의 애니메이션 - 치하야후루
2013.09.12 20:15
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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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들이 해외스타들이 내한하면 맨날 묻는 질문이 있다.
두유 노 김치? 두유 노 강남 스타일? 두유 노 비빔밥? ㅗ
나름대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욕구에서 나온 질문이겠지만 이러한 질문들은 병신같고 천박하고 폭력적인 질문이다.
무한도전 비빔밥광고 특집부터 국가차원의 개삽질까지 이른바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노력은 계속 되고있다.
개중에는 돈 몇푼 안들이고 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사업도 있는 반면 할리우드 스타에게 3억 2천씩 줘가면서 고추장 쇼핑 설정샷 찍는 병신같은 짓도 한다.
이렇게 나라 전체가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데 목을 매고있는데 이웃나라 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문화는 이미 전세계에 퍼져있다. 해외에서는 일식이 고급요리 중 하나로 꼽히고 있고 닌자는 헐리우드 영화의 소재로 쓰이고있다.
심지어 일본문화에 빠진 백인들을 가르키는 와패니즈라는 단어가 생길정도다.
일본이 이렇게 자신들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할수있었던 것은 물론 정부와 민간차원의 여러가지 노력이 있어서 일것이다.
하지만 만화와 애니메이션이라는 컨텐츠가 일본의 문화를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일것이다.
그래서 나는 '치하야후루' 라는 애니메이션을 분석하며 이 애니메이션 안에 얼마나 많은 일본의 문화가 숨겨져 있는지 찾아내어 설명하고자 한다.
1.카루타
카루타는 일본에서도 마이너한 스포츠이다. 100개의 시를 전부 알지 못하면 심심풀이로도 게임을 할수 없고 경기 카루타를 하려면 100개의 시를 전부 외우는 것은 물론 엄청난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 일본에서조차 100개의 시를 전부 외우고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외국인은 말할것도 없다. 즉 일본만의 스포츠인것이다.
그러나 치하야후루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이 카루타를 알게된다. 100개의 일본 중세 시를 가지고 하며, 상구를 읽으면 하구를 쳐내는 게임이고 잘못잡은 것을 오테츠키라고 부른다는걸 알게된다. 지금까지 일본어를 들어본적도 없는 외국인도 카루타를 알게되는 것이다.
2.일본어의 아름다움
카루타는 일본의 시를 도구로 하는 놀이입니다. 당연히 일본어가 쓰입니다. 게다가 카루타라는 게임은 시를 읊으면서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생생하고 아름다운 일본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자기나라 국어교과서도 안읽는 사람들이 생판 모르는 나라의 옛시조를 듣게 되는 겁니다.
나니와즈니 사쿠야 코노 하나........ 애니메이션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대는 이 낭송을 듣다보면 저절로 일본시의 뜻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됩니다.
3.기모노
우리나라 디자이너들 한복 졸라 좋아합니다. 개량 한복이랍시고 무슨 미니스커트 비스무리한거 만들어 놓고 색깔 좀 입혔다고 한복이라고 우기죠. 무슨 패션쇼마다 한복의 느낌을 입혔다면서 옷도 많이 찍어냅니다. 디자이너들이 이렇게 한복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만큼 그 나라의 아이덴티티와 특색을 나타내는데 옷만한게 없기 때문입니다.
보시다시피 치하야후루의 주인공들은 모두 기모노를 입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치하야는 계속 하카마를 바꿔입으며 카루타를 하는데 어떤 때는 기모노의 색이 너무 아름다워서 플레이 타임내내 기모노만 보고있기도 합니다.
사실 일본에 가서도 기모노 보기란 쉽지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복보기 힘들듯이 일본에서도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면 평상시에 기모노를 입고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치하야후루를 본 사람들은 이제 모두 기모노가 어떤 옷인지 알겁니다. 그 중에는 입어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겟죠. 이런식으로 문화가 전파되는 것입니다.
4.일본 특유의 근성론
크 사스가 갓이치님.
동양권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현상이지만 동양권은 '천재'를 싫어합니다. 천재보다는 서툴러도 계속 노력하다가 성공하는 녀석에게 더 호감을 가지죠. 이는 오랫동안 스승과 제자의 관계, 위아래를 중시해온 유교문화의 영향이 큽니다. 스승을 짓밟는 사람보다는 스승의 지도아래 천천히 올라가는 사람을 더 선호하죠. 헐리우드 영화를 보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천재나 능력자로 나옵니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면서 올라가는 주인공보다는 원래 천재였는데 기회가 없어서 성공하지 못하다가 우연히 기회가 오면서 성공하는 그런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일본은 이 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만화를 보든 근성이 언급이 되죠. 단순한 천재보다는 천재 +노력가를 더 쳐주는 문화인것입니다. 꼭 기모노, 일본어 같은 외적인 것들만이 문화는 아닙니다. 이런 정신적인 부분도 특별한 일본의 '문화'이죠.
5.사제의 관계
이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인 치하야는 물론이고 조연까지도 스승을가지고 있죠. 끈끈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 이것도 동양권의 문화중 하나입니다.
결론
이렇게 애니메이션 한편에도 많은 일본의 문화가 담겨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애니메이션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일본의 문화도 즐기게 되는 것이죠. 문화 컨텐츠로 문화를 전달하는 것. 이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욕 한가운데에서 한국음식전파 한다고 설치는것보다 대장금 한편을 더 수출하는게 낫고 한복문화관이나 되지도 않는 퓨전한복 만들바에야 차라리 대하사극에 빵빵한 지원을 해서 다채로운 한복을 보여주는게 낫습니다.
이런방식이 좋은 것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거부감없이 받아들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유 노 김치 하면서 외국인들 뒤꽁무니 쫒아다니는 것보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같은 문화 산업에 투자하는게 백배낫다는 겁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이런 문화컨텐츠를 못만든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식객, 타짜 같은 일본만화 뺨을 후려치는 국산 만화도 있고 대장금, 미안하다 사랑한다 같은 드라마 만드는 능력도 출중합니다. 괜히 한식보급사업같은 되지도 않은 개소리에 700억씩 꼬라박지 말고 문화 컨텐츠에 투자하는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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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곳
2013.09.1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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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웨이
2013.09.12 21:32
생산자로서의 고위층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생각해보면 시조같은 것들도 고위층들이 생산하고 고위층들이 소비하면서 발전시킨 문화였다는걸 기억해냈음.
정책을 결정하는 고위층들이 말로는 문화컨텐츠 개발해야한다. 라고 외치면서도 속내로는 문화컨텐츠를 천박하게 여기니까 결국 자기들 나름대로 고상한 행위라고 생각하는 책이라던가 유명인사들에 돈 써가면서 한류를 전파하려드는 거임. 물론 결과는 알다시피 좆망이지만. -
미믹
2013.09.12 21:48
반말로 시작, 존대말로 종료 -
하이웨이
2013.09.12 21:54
글쓰다가 중간중간에 웹서핑 하면서 글써서 그럼 ㅋㅋㅋ 이해해 주셈ㅋㅋㅋ -
흑갈
2013.09.12 22:16
작품 자체도 정말 잘 만든 작품인데, 그 작품이 일본 문화 수출의 선봉장이 된다는 게 참 부럽다.
양덕들도 치하야후루 좋아하는 거 보면 답 나오지 진짜. -
칸나즈키
2013.09.13 09:40
문화컨텐츠로 자기 문화 알리는거 자체가 김치국에는 무리라고 봐.
일단, 지금 본문에도 언급됐듯이 전통문화 관련으로 한복부터가 이꼴이고, 역사물에서는 좆문가들이 판을쳐서 고증이 엉망.
그렇다고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묘사를 하자면, 방송에 전라도 사투리 나왔다고 "시방 지금 우덜 전라도 사람들을 무시하는 거여라? 아이고~ 슨상님 계실적인 이러지 않았당꼐!!!" 이지랄이나 해대고, 역사나 역사속의 인물에 대한 모에화로 친근하게 다가가는건 선비새끼들 때문에 아얘 불가능하지. 드라마 여주인공 이름이 이순신이라고 방송정지 요청이나 해대는게 2013년 김치국이라고. -
횃불남자
2013.09.13 09:44
문화를 알리는거하곤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애초에 내수지향적 산업에 내수지향적소재에 내수지향적 그림인디..
애초에 일본문화가 일본이 막 나 일본임!! 두유노우스시???해서 큰거라기보다는 정치사회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알아서 이미지가 생성된거라 우리차럼 알려야되는 느낌이랑은 좀 다른느낌으로 봐야 시프요.
카루타니 뭐니하는 일본적인 소재도 뭐..알리려고 한다기보다 독특한거 있어서 내수목적으로 잡은거고 서양애들이 알아서 빠는거지 문화홍보의 목적성은 없어보임...ㅖ
그렇다고 두유노우싸이??이딴소리나 하는놈은 으휴 -
하이웨이
2013.09.13 13:47
내말은 문화컨텐츠 사업을 육성하고 해외 수출을 지원하면 이게 기존의 다른 한국문화홍보사업보다 더 효과가 좋다는 말임.
근데 울나라 고위층은 한번 그 흐름이 끊긴이후로(일제강점기)
이런 문화예술의 스폰서/생산자로서의 고위층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음. 재산가치(동산)로서나 미술품에 투자하는 정도.
즉 소비나 겨우 하는 정도고 이걸 키워서 재생산한다는 개념이 없음.
자신들이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팔아서 번 돈으로 소비나 하는게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하니까
문화예술을 통해 생산성을 만든다는 방향으로 돈이 흐르지 않음.
이쪽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대부분 그냥 돈주고 사는 정도에 그치지.
위에 몇억씩 주고 광고설정샷 찍는 것도 그런 행위고. 돈주고 사는 것.
뭔가 계기가 되는게 있으면 생각이 바뀔수도 있음.
적어도 지금 무늬만이라도 문화산업이란걸 얘기하는 풍조가 된건 최근 십수년 동안의 얘기니까.
우리나라 1년간 자동차수출로 번돈보다 쥬라기공원 영화한편이 버는 돈이 더 많다란걸 수치로서 눈앞에 떨어지니까
그때서야 문화와 산업을 연계해서 생각하기 시작했고 큰돈을 쓰기시작했지. 뭐 결과는 엉뚱하게 국산만화멸종으로 끝났지만.
우리것은 좋은것이여 란 유행어는 나왔는데 정작 아무도 우리것이 왜 좋은지는 ?니까 선전도 엉뚱하게 삽질하는거지.
우리도 안 즐기는 우리문화를 어떻게 전파하겠다는 건지.
강남스타일이나 뽀로로는 되고 한복은 안되는 이유가 있음.
암튼 치하야후루나 여타 일본문화소재의 컨텐츠를 보면서 내가 늘 부러워 하던 점을 본문에 잘 정리하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