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F가 된다'의 주제에 대한 생각
2016.01.06 23:49
네타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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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에 나오는 이 대화는 사실 원작인 소설에 없던 부분이지요.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자막 기준은 'RedBLizZard'을 인용했습니다 http://blog.naver.com/redblizzard
사이카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아. 문제는 마가타 박사가 어떻게 생각했느냐지
모에: 어떻게고 뭐고, 부모님을 죽였다고요. 아무리 자유가 소중하다고 해도, 그건 사람으로서 무언가가 결정적으로 결여돼 있다고 생각해요
사이카와: 아니, 결여돼 있는 건 우리 쪽일세. 우리는 결여돼 있으니까 비로소, 인간성이라는 걸 의식하지. 애정이나 도덕 같은 규칙을 만들지.
그걸 지킴으로써 뭔가를 보충하려고 하지.
모에: 애정이나 도덕은, 가치가 없는 규칙일 뿐이라는 건가요?
사이카와: 그렇게 말하진 않았네. 마가타 박사의 윤리관과 우리의 윤리관은 다르다는 말일세
모에: 그리고 박사님 쪽이 올바르다고요?
사이카와: 올바른지 아닌지는 몰라. 단지, 마가타 시키만큼 순수한 인간은 없어
모에: 순수? 제가 보기에는 자기 멋대로고 까다로운 사람으로밖에 안 보여요
사이카와: 인간은 본래 까다로운 생물이지. 어렸을 때는 누구나 하나의 인격이 아니었을 걸세. 항상 모순되고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했어.
하지만 성장함에 따라서 그것들을 통합하고 하나밖에 없는 육체에 맞춰서 말이지 그리고 결국 모두 육체에 얽매여서 살게 되지.
그건 몹시 자유롭지 못한 거로 생각하지 않나? 하지만 마가타 박사는 누구나 그렇게 하듯이, 인격을 하나로 통합하지 않고,
독립된 인격을 여럿 가지고 있었어.
난 그게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네. 가장 인간성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는 건 마가타 시키 박사 같은 형태야
모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부모님을 죽이지 않아요
사이카와: 자네와 마가타 박사는 다른 인간이야. 똑같은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 타인과 똑같이 느끼는 건 불가능해.
설령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말이지. 그러니까
모에: 그러니까 뭔가요?
사이카와: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 자네가 스스로 정하게
또
이런 부분도 있지요 사이카와와 시키의 대화와 시키가 사이카와에 대한 평을 남길 때, 그리고 니시노소노 교수의 수업.
사이카와:"아니, 역시 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이해를 할 수 없느냐 하면 제가 그렇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당신의 말이 옳을 지도 모릅니다."
시키:"난 옳다. 당신은 옳지 않다. 결국에 올바르다는 개념 따윈 고작 그 정도예요.
...아마 몇 사람을 더 품고 계시겠죠? 여러 사이카와가 안에 있을 테지요. 당신의 머리 회전이 늦는 것은 당신 안에 있는 인격의 독립성에 기인하고,
판단력이 약한 건 그 인격들의 세력이 균등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 독립성이 뛰어난 객관성을 만들었어. 세력의 균등함이 예민한 지향성을 낳았어요.
당신은 여러 개의 눈을 가지고 있어요. 기적적으로 뒤섞이지 않았어. 아니. 진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자신을 만든 거군요.
당신의 구조는.......나와 똑 닮았어.
내가 처음 니시노소노 교수님 강의를 들었을 때 말이지....
첫 시간에 교수님이 이렇게 물었지. '다들 예습은 해왔나?' 그래서 솔직하게 안 했다고 맨 앞에 있던 내가 대답했지.
그랬더니 교수님은 '그럼 다음 주까지 제 1장을 예습해오도록' 이 말만 남기고 강의실을 나가버리셨어.(중략)
니시노소노 교수님은 수업을 시작하시면서 이렇게 물으셨어. 모르는 부분은 없었나? 하고.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지.
그러자 교수님은 다 안다면 내가 가르쳐줄 게 아무것도 없군. 하고 말씀하셨어. 다음 주에는 제 2장을 해오라고 하시고서 강의실을 나가셨지.(중략)
그 다음 주에는 말이야. 난 진지하게 책을 읽고 질문거리까지 생각해뒀다고. 그리고 질문을 했어.(중략)
아냐, 니시노소노 교수님은 무려 4주에 걸쳐 내 질문에 답변해주셨어. 매주 매주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줄줄 얘기하셨어.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주에는 이렇게 말씀하셨지. '자, 이상이 사이카와 소헤이의 의문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이다. 다음 질문은 없나?
2장까지 공부하다가 또 모르는 건 없었나? 하고.....'
저는 애니메이션의 제작진과 감독은 원작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였던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이해'를 강조하고
옳은 것과 틀린 것은 어떤 기준에 의한 차이에 대해 말하면서 '당연한 것도 자신에게 되물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찾아라' 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중에서 나온 천채라는 의미는 지식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요.
막바지에 애니판에서 추가된 시키와 미치루의 대화도 잘 생각해보면, 자신에게 되묻기, '가능성' 에 대한 언급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시키: 모든 걸 알고 있으면 아무것도 시험해볼 수 없어요. 아무것도 시험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은 아무것도 안 일어나요.
사람은 모르는 것의 답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며 추구해요. 그 안에 상냥함이나 그리움, 기쁨, 즐거움이 생기는 거랍니다.
미치루: 저는 어머니께 언제나 묻고 있어요. 이렇게 답을 구하는 것만으로, 저는 상냥해질 수 있을까요?
시키: 그러네요. 제가 없을 때도 언제나 물으세요.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을 때도 계속 물으세요.
자신에게 스스로 묻는 거예요. 그걸 잊으면 안 돼요. 그게 당신의 상냥함이 되겠죠.
몇몇 분들의 마가타의 대한 해석이 흥미로워서 올려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한 가지 의문이 있는데,
하얀면회에서 모에가 만난 사람은 미치루 잖아요? 그럼 그 때 말했던 건 미치루의 생각일까요 시키의 생각일까요.
3년전부터 애초에 계획되어 있던 것이 바뀌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미치루가 충격을 받은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말은 사건이 일어나기 몇 일전에 들은 거 아니었나요?
저는 F=7 '고독' '자유' '끝' FREE, Finish, 라고 생각했는데........7이 F와 같지 않다면 의미해석이 달라져서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어서 좋았는데
구판표지는 노란블록이 있었지요.
탁자 위에 놓인 기념품은 플라스틱으로 된 노란색 블록.
그것은 어엿한 장난감 병정이 되길 꿈꿨던 작은 고독이었다.
이번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구판에 있던 '노란색 블록'이 빠져서 아쉽네요.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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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곳
2016.01.0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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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릿
2016.01.07 18:27
확인해보니
3년전의 계획수정에 대한 언급은 원작에는 있지만 애니판에는 없네요.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은 애니메이션에서 추가된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면서 감독이 인물들을 재해석한 듯 합니다. -
시읏시읏
2016.01.12 00:22
사실 제 해석은 컴플렉스에 의한 소설에 가까운지라...
단지 마지막 모녀의 대화는 두사람의 어긋남을 현저하게 나타내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함
어머니없는 세상에서 저는 살아갈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딸에게 내가없어도 이러하게 살거라 하고 가르치는 이 대화가, 저 소녀가 너무 가엽다.
이 소설은 논리적으로 추리하도록 쓰여진 작품이기 때문에 저같이 지나치게 감정을 이입하는 해석은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 이러면 안되는데 계속 이러게 되네
저도 7은 F와 분리되어있다고 보는데 단지 7=미치루 F=시키라고 딱 맞추기에는 다른인물들도 7에 얽혀있어서(ex모에는 7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라고 했고, 시키의 레드매직 가동이 7년전. 모에를 상징하는 보라색은 무지개색중 7번째색) 어떤 인물의 의견이라기보단 7은 고독, 한계, 자식, 범재, 등 형이하학적 요소들, F는 완결, 무한, 부모, 천재 등 형이상학적 요소들을, 대립하는 개념을 상징하는 이니셜이라고 봄.또 내가 좋아하는 억지 끼워맞추기식 해석을 해보자면 마가타 시키 (真賀田四季)는 본래 4개인 사계절에(四季) 진실을(真) 더하다(賀)인데 본래 F까지인 수에 1(真)을 더하여(賀) 7에 도달한 마가타시키는 그녀 자신이 자식(7)인 동시에 부모(F)인 만큼 F와7 모두 마가타 시키를 상징하는, 혹은 그녀가 품고있는 개념 아닐까.
아이고 또 소설쓰네 그만 해야지
아 그리고 전에 말했지만 나는 이 작품의 스토리가 아니라 연출이나 음악같은 애니메이션의 구성요소에대하여 감탄한건데 괜히 소설쓰다가 욕만봤네 ㅠㅠ
얘기가 나온 7에 대해서도 흥미로운거 하나 말해보자면 엔딩인 고독한7은 7박자로 진행되는 곡임. 중반부의 1,2,3,1,2,3,4 를 들어보면 확연히 알수있지.
7에 관한건 마가타 시키가 직접 언급하는 부분이 없다보니 (사건전이나 후에나) 미치루 개인 의견이란 쪽으로 생각되고요.
모에와의 대담에서 모에의 당신은 누구입니까 질문 이전에 미치루 본인이 한번, 사건후 방안에 있던 로봇 미치루가 한번 언급하는걸로 작중에서의 무게감은 현저히 낮습니다.
따라서 미치루가 아닌 마가타 시키에 관하여 생각할 때엔 7에대한 과도한 의미부여는 맞지 않다고 생각중입니다. 일종의 맥거핀같은?
아마도, 마가타 시키의 F에대하여 미치루가 개인적으로 이해한 관념이 7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만 미치루 본인이 모에의 그 질문을 받고 변화가 있었기에 미치루 기존의견인 7조차도
미치루 안에선 변화 내지는 탈락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작중 누구도 7에 대해 의미부여를 안하게 된거죠.
독자들에게만 의미심장했던 7이란 개념은 작중인물들에겐 버련진 결과입니다.
그래도 7을 통해 독자가 좀더 다각적인 추리를 하게 됐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겠네요.
3년전의 계획수정에 관하여 애니판에서 언급이 있던가요? 공통설정인지 원작판만의 설정인지 확인이 필요하겠네요.
만약 공통설정이라면 모에의 질문이 대세에 영향이 없었던 거겠고요,
원작판만의 설정이라면 미치루의 작중에서의 주체성이 확연히 달라지니
이 부분에 관하여는 원작판/애니판 각각 따로 구분하여 해석하는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