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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루리웹에서 퍼온 마마마 감상문

2011.05.10 22:46

엘리사 조회 수:268

네타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에 대한 첫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1월 신작 애니를 고를 당시 아에 마마마를 고민의 대상에 넣지도 않았었고 스타스카와 고식만 염두해 두고 있었습니다. 그 때는 마마마가 이렇게 많은 논란거리와 생각할 것들을 낳을 작품이란걸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마미가 마녀에게 목이 뜯겨져나가는 문제의 그 장면이 나온 3화로 한참 파란이 일어났을 때도 전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갔었드랬죠. 그때 보고있었던 애니에 전념하는 것도 많이 힘들었는데, 막 3화가 나온 신작 애니를 보는게 버거울뿐더러 이렇게 크게 파란을 일으킬정도의 애니라면 일주일마다 기다리기 무척 힘들꺼라고 예상했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애니를 보기로 결정한다면 결말이 난 후에 볼꺼라고 결심했었죠.

그래서 완결이 난 후 며칠이 지나서 저는 드디어 마마마를 완주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항상 둘러보는 애니 게시판들에서 마마마가 결말이 난 후에도 계속 이것저것으로 토론이나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이러다 나 혼자 대세에 끼어 들지 못하고 손가락만 빨아야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구요. 비록 몇몇 중요 내용들을 네타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호무라의 정체라던지 마도카의 소원이라던지 어떤 결말로 매듭지어지는지는 몰라서 괜찮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마저 남은 11, 12화를 다 본뒤 이 애니에 대한 감상을 쓰자고 결심했습니다.

막 11화가 끝나고 12화가 시작될 때 저는 몹시나 궁금해했었습니다. 과연 마도카가 어떤 소원을 품고 마법소녀가 되기로 결심을 했을까. 저렇게 작고 순진한 애가 위험하다고 말리는 엄마까지 뿌리치면서 결의를 다지고 어떤 마음을 품었을까. 11화 막바지에서 보여주었던 마도카의 결연한 모습에서 많은 궁금증이 일더라구요.

마도카의 소원은 바로 "모든 마녀를 태어나기 전에 없애고 싶은 것, 모든 우주, 과거, 그리고 미래의 모든 마녀를 자신의 손으로 없애고 싶은 것" 이였습니다. 저는 마도카의 소원을 듣던 그 순간 멍해져버렸습니다. 발푸르기스의 밤을 물리쳐주는 소원이나 인큐베이터의 존재를 없애는 소원정도밖에 추측하지 못했는데, 마도카의 소원은 정말 저의 추측의 범주를 뛰어넘은 사심없는 소원이였습니다. 여태까지 주변의 마법소녀들이 보여주었던 사야카의 타인을 위한 헌신적인 소원이나 사람을 지키는 우아한 모습을 보여준 마미나 잘못된 길로 걸어간 사야카를 진심으로 구해주려는 쿄코,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시간을 몇번이나 루프한 호무라의 모습에 감명받은 마도카는 진실로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남들을 위한 사심없는 소원을 빌었던 것입니다.

교활하기 짝이 없던 그 큐베조차 마도카의 소원에 대해 상당히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통쾌한 기분까지 들기도 했습니다. 그 큐베가 마도카가 사심 1%도 안담겨있는 소원을 빈다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과 내심 큐베 안에 깔려있던 인간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한다라는 편견을 깨부슨 마도카가 참 기특하게 느껴졌습니다.

비록 마도카가 신을 넘어선 마녀를 없애는 존재로 개념화되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인식조차 못하는 존재가 되서 씁쓸하지만 다행히 호무라가 마도카를 기억할 수 있고 마도카의 엄마와 남동생 타츠야가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마도카의 리본을 맨 호무라의 "나만큼은 절대 마도카를 잊지 않겠다"라는 심정이 정말 와닿아서 상당히 찡했었습니다.

이렇게 마도카가 마녀의 존재를 없앴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에 아직까지 세상의 절망과 저주가 있고,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마수라는 새로운 적과 그걸 물리치는 마법소녀가 있는 세계를 보며 약간 씁쓸하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모든 나쁜 것들이 없어지고 꿈과 희망이 가득한 세계를 보여주지 않아서 내심 실망 했지만요. 그런 세계가 오는게 불가능하리라는건 저도 알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에서조차 가혹한 진실을 보여주어서 더 씁쓸한 느낌을 받은거 같습니다.

그런데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결국 마법소녀는 소울잼의 힘이 다하면 소멸이 된는 거일뿐, 사악한 마녀로 변하지 않는다는게 그나마 위안이랄까요? 마법소녀와 큐베의 관계도 전보다 많이 나아져서 제법 큐베가 마법소녀에게 졸졸 붙어다니는 마스코트 캐러의 느낌이 나고, 마법소녀의 의무가 자신들이 곧 변할 마녀들이 아닌 단순히 나쁜 괴물들을 물리친다는 걸로 변한 마법소녀들의 역할은 정말 마음에 드네요. 이제서야 평범한 마법소녀물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론은 대만족입니다. 결말부분이 다소 씁쓸하지만 그래도 마법소녀들이 마도카에게 구원받았다는 엔딩은 깊은 감동과 오래 남을 여운을 주었습니다. 작품 내내 찡찡거리고 남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마도카가 마법소녀들에 의해 용기를 얻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불안정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 성장한 마도카는 저를 하여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거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애니는 오랜만인거 같아요. 정말 재미있게 보았고, 매력적인 스토리를 지은 우로부치 각본가와 언제나 색다른 연출을 보여주는 샤프트 제작사 & 신보 감독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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