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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갈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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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삼인방으로 배워보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몰락 1편

2011.07.17 21:31

니어리 조회 수:1991 추천:1





신파치: 최근 미소녀들이 벗어재끼는 애니들 뿐이네요…

긴토키: 어어, 정말이지 이년이고, 저년이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잘도 벗어댄다니까. 이런 거 애들에게 보여줄 수 있겠냔 말이지.

신파치: 아니 뭐…  심야 애니니까요. 어린이용이 아니라 어른이용이니까요.

긴토키: 내참~ 아무리 심야라도 어떻게 이런 것 뿐이냐고. 예전에는 부자가 나란히 앉아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그런 질 높은 애니도 많았는데 말이지.
           아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닥터 슬럼프가 방영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신파치: 너무 돌아갔겠죠!? 당신 그거 방영하던 때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잖아!? 그냥 베르커드가 자막 만들던 시절 정도로 하라고요.

긴토키: 베르커드인가… 그리운 이름이구먼. 신파치, 네가 베르커드를 다 알고 있었냐?

신파치: 그거야 뭐. 전설은 아니고 레젠드인 자막 제작자니까 기억하고 있죠. 유명하잖아요?
           이자크를 아이작이라고 번역했다든가, 등장인물들이 노 전대통령의 말투를 흉내 낸다든가, 신 이 ㅆㅂㄼ!! 같은 의역이라든가.

긴토키: 그래, 대단한 녀석이었지. 애니 보다 자막이 먼저 뜬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었을 정도로 제작속도만은 기가막히게 빨랐지.

신파치: 애니 보다 자막이 먼저 뜬다니… 대체 얼마나 빨랐길래…

긴토키: 그 자식 장난 아니었다고. 원작이 있는 작품은 원작 만화를 보며 미리 자막을 만들어 둔다는 루머가 돌았을 정도니까.

신파치: 으아…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었 줄은…

긴토키: 뭐, 진짜로 대단했던 점은 자막 주제에 설치형 자막이었단 점이지만.

신파치: 에? 설치형이라뇨?

긴토키: 인스톨 한다고. 자막을.

신파치: 자막을 인스톨!? 압축이 아니고!?

긴토키: 그래, 자막 주제에 하드에 설치해야 했지. 그 기묘한 느낌은 직접 체험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꺼야.
           뭐, 아무튼. 일본 애니메이션이 본격적으로 막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던 건 딱 그 베르커드 시절부터라고 할 수 있겠군.

신파치: 에, 그런가요? 전 스즈미야 하루히로 입문해서 그 이전의 애니는 잘 모르는 지라.

긴토키: 참나~ 뭐야, 너 스즈미야 하루히로 입문했냐~? 그런 주제에 베르커드를 들먹이며 허세나 부리고 말이지~

신파치: 그, 그냥 위키에서 본 적이 있어서 말해본 것 뿐이지 별로 허세부리려던 거 아니라고요!

긴토키: 뭐, 그건 아무래도 좋고, 이야기를 계속해 보지.
           일본 애니메이션이 슬슬 막장의 조짐을 보인 건 정확히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넘어가면서 부터야.

신파치: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라면… 확실히 컴퓨터로 그린 애니메이션을 말하는 거죠?

긴토키: 그래. 디지털 애니메이션. 즉, 컴퓨터로 작업했다는 소리지.
           그 이전에는, 정확히는 1999년도까지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손으로 직접 그리는 셀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었지.

신파치: 에, 그 말은 잉크 같은 걸로 직접 채색하고 그랬다는 말인가요?

긴토키: 그렇지.

신파치: 우와… 그건 확실히 불편했겠네요… 수정이라든가 여러가지로.

긴토키: 그래. 카와이하게 머리카락에 그라데이션으로 광택 주고 그런 건 예전 방식으론 무리지. 컴퓨터니까 가능한 거야.
           셀 애니메이션 특유의 손맛은 없어졌지만, 대신 깔끔해졌다고 할까. 좀 더 화려한 표현이 가능해 진거지.
           뭐, 특유의 손맛이 부족했던 것도 디지털 애니 초창기의 이야기고 지금은 그런 위화감도 없지만.

신파치: 그렇군요… 그런데… 일본 애니메이션이 막장이 된 것과 이게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긴토키: 관계가 있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신파치: 지금까지의 이야기로는 전혀 감도 못잡겠지만 말이죠…

긴토키: 셀 애니메이션에서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넘어가면서 무엇이 변했느냐 하면, 그림이 화려해졌다는 거야. 예뻐졌다는 거지. 채색이.
           70, 80년대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한번 봐바라 신파치. 어떠냐?

신파치: 시대를 느끼게 하는 나름대로의 느낌은 있지만 지금 보기에는 확실히 촌스럽네요.

긴토키: 그렇다면 왜 촌스럽게 느껴지는 걸까?

신파치: 그거야 뭐… 작화 때문이 아니겠어요?

긴토키: 부부- 반만 맞았다. 정확히는 작화와 채색 때문이지.

신파치: 채색?

긴토키: 뭐, 예나 지금이나 기본적으로 2개의 명암으로 구분주고 있긴 하지만 봐라 이 두 그림을.
           왼쪽은 80년대에 나온 시끌별 녀석들이고, 오른쪽은 최근에 나온 이누야샤 완결편이다. 둘 다 타카하시 루미코 여사의 작품이지. 어떤 것 같냐?

신파치: 확실히… 작화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긴토키: 그렇지. 이 이누야샤 그림에는 셀 애니메이션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디지털의 맛이 담겨져 있거든.
           그래서 똑같은 작화인데도 느낌이 확 다른 거야.

신파치: 헤에… 채색이 달라지는 것만으로 느낌이 이렇게나 달라지는 거군요. 그런데…
           그게 일본 애니가 막장이 된거랑 무슨 상관이죠? 기술이 발전했으니 오히려 더 좋아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긴토키: 뭐야 신파치~ 너 이렇게까지 말해줬는데도 아직 감이 안 오는 거냐~?

신파치: 아니… 누가 들어도 모르겠죠 그 정도로는…

긴토키: 어쩔 수 없는 녀석이구먼~ 잘 들어라 신파치. 디지털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넘어가면서 요컨대 무엇이 달라졌느냐 하면.

신파치: 하면?

긴토키: 미소녀 캐릭터가 더 예뻐졌다 이거지.

신파치: 하아……?

긴토키: 이제 알겠냐 신파치?

신파치: 아니아니아니, 전혀 모르겠는데요!? 오히려 더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만!?

긴토키: 하아 답답한 녀석이구먼. 뭐, 어기까지 왔으니 친절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해주지.
           알겠냐? 애니메이션이란 말이지, 예전에는 어린이들의 재미를 위해 제작되었던 거야. 너가 아는 옛날 애니를 몇 개 대봐라 신파치.

신파치: 음… 은하철도999라든가, 피구왕 통키라든가, 드래곤볼?

긴토키: 피구왕 통키? 피구왕 통키 그건 90년대 애니잖아? 하아~ 이래서 꾸러기 수비대 보고 12간지 외운 세대들이랑은 대화를 못하겠다니까~

신파치: 나이 많아서 좋겠수다!!

긴토키: 아무튼 말이야. 예전에는 다 순수하게 재미를 위해 애니를 봤단 말이지. 지금처럼 미소녀 팬티나 벗기는 그런 씹덕스러운 애니는 없었다고.
           그랬던 것이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 점점 발전해 가고, 그림이 점점 예뻐지자 하나 둘 씩 생겨나기 시작한 거지.
           2차원 캐릭터를 보고 흥분하는 씹덕들이.

신파치: ……

긴토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는 날이 갈수록 예뻐지고, 그에 따라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빠져 하악하악 거리는 더러운 오덕들도 늘어갔다 이말이야.
          
신파치: 그 말은 즉…

긴토키: 그래, 그런 씹덕들이 자라나 라노베다, 만화다, 애니다 만들기 시작하니까 오늘 날의 미소녀 팬티나 벗기는 씹덕물들이 판을 치게 된거지.

신파치: 에…

긴토키: 그리고 오늘 날의 오덕들의 눈을 사로잡는 미소녀 캐릭터가 슬슬 나오기 시작한 것이 바로 베르커드가 자막 만들던 시절부터라 이 말이지.

신파치: 그렇군요… 가 아니라! 그럴 리가 없잖아요!? 아니아니, 덕후 경력이 짧아서 잘은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럴 리가 없겠죠!?

긴토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게 다 라무 허벅지 핥고 싶다며 하악하악 거리던 변태 어린이들이 자라나 러브히나 같은 만화나 그리니까 이렇게 된 거라고.
           씹덕들이 자라나 씹덕 만화나 그리고, 씹덕 애니나 만드니까 이렇게 된 거라고.

신파치: 아니아니, 일부 작가들이 미소녀 팬티 벗기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애니메이션 업계 자체가 병들리 없겠죠!?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건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이 좋아하니까 그렇게 된거지, 그 작가들만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긴토키: 남자는 누구나 마음 속에 커다란 짐승을 기르고 있다고. 그런 사랑스러운 미소녀 팬티를 봐버리면 팬티를 텐트칠 수 밖에 없잖아?
           그런 만화 그리는 작가놈이 나쁜 거라고. 그런 만화를 애니메이션화 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나쁜 거라고.

신파치: 이제보니까 자기가 씹덕이 된 걸 작가 탓으로 돌리고 있을 뿐이잖아!?

가구라: 아까부터 대체 무슨 병진 같은 얘기를 하는 거냐헤… 오타쿠들 진짜 기분 나쁘다헤…
           긴짱이란 씨뷁안경은 기분 나쁘니까 앞으로 3시간 동안 나에게 말 걸지 말라헤.

신파치: 가, 가구라짱 있었구나…

긴토키: 응? 가구라 너 지금 뭐 보는 거냐?

가구라: 모른다헤. 그냥 TV 틀으니까 하고 있었다헤.

신파치: 뭐, 뭐야 이건… 가슴의 크기가 정의…? 상대방의 가슴을 베니까 자기 가슴이 커졌어…? 영문을 모르겠는뎁쇼!?

긴토키: 뭐야 이 병진 같은 애니는… 상대방의 가슴 크기를 뺏어온다고? 나참- 이젠 정말 갈데까지 갔구먼 일본 애니메이션계~

신파치: 가, 가구라짱… 아무래도 이 만화는 가구라짱이 보기에는 좀 부적절한 것 같은데 다른 걸 보는 게 좋지 않을까?

가구라: 왜냐헤? 나 지금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신파치: 그 뭐냐. 이건 어른이용 만화거든.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부적절하니까 말이지.

가구라: 부적절한 건 씨뷁안경의 얼굴도 마찬가지 아니냐헤.

신파치: 어이!!

긴토키: 부적절이고 뭐고를 떠나서 이딴 애니 보다 재미있는 애니도 많으니까. 자- 다른 채널에서 하는 걸 보자고.

가구라: 뭐냐고 젠장. 매번 그렇게 남이 보던 채널을 돌려버리기나 하고… 어?

신파치: 푸웁-!!

긴토키: ……

가구라: 긴짱긴짱, 지금 저거 뭐하는 거냐헤? 왜 현관문 앞에서 남매 둘이 개처럼 헐떡거리고 있는 거냐헤? 지금 현관문 연건 친구들이냐헤?

신파치: 아우우웃!!! 채널 돌려돌려! 가, 가구라짱 다른 걸 보자고. 다른 거.

긴토키: 아아- 이젠 공중파에서 대놓고 정사씬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틀어주고 말이지~ 이 나라 정말 끝장이구먼~

신파치: 하아… 어째서 이런 것만 잔뜩 나오게 된 걸까요… 저 어릴 적에는 이렇게 선정적이지 않고 좋은 작품이 잔뜩 있었던 것 같은데…

긴토키: 말했잖아 신파치. 미소녀 팬티 벗기는 만화를 보며 자라난 씹덕들이 미소녀 팬티 벗기는 만화를 왕창 만들어내서라고.
           세포가 복제되고, 복제 된 세포가 또 세포를 복제하고 이런 식으로 막 늘어나서 이 지경이 된 거라고.
           연중 미소녀 팬티와 허벅지로 머릿 속이 꽉찬 씹덕들에게 미소녀를 박음직스럽게 그려낼 수 있는 기술을 준 결과가 이거라고.
           이미 늦었어. 이 나라는 끝장이야.

신파치: 그래도… 모든 애니가 다 그런 건 아니니까요… 점프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같은 것도 있고…
           미소녀를 벗기지 않고서도 사랑과 감동을 주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도 있긴 하잖아요? 조금은 희망을 가져보자고요.

긴토키: 뭐, 사랑과 감동의 판타지 애니메이션 프렉탈의 판매량은 그 지경이었지만서도.
           미소녀랑 씹덕거리는 IS 같은 건 10프렉탈도 넘게 팔렸지만서도.

가구라: 둘이서 무슨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나 하고 있냐헤. 오덕후들 진짜 기분 나쁘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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